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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로이드 대신 한방 천연물로 척추관협착증 극복”

천수근의 주성분 ‘하르파고사이드’, 실험쥐의 경막외 투여 결과 척추관협착증 치료 효과 탁월

“스테로이드 대신 한방 천연물로 척추관협착증 극복”
한약재 성분을 약침으로 경막외 공간에 투여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척추관협착증은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 중 하나로 좁아진 척추관이 신경을 압박해 요통, 하지방사통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뼈주사, 무통주사 등으로 불리는 ‘경막외 주사’를 통해 치료하는데 스테로이드 성분이라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혈당 상승, 고혈압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홍진영 박사 연구팀은 한약재 천수근의 주성분인 하르파고사이드가 척추관협착증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대상인 쥐의 척추에 실리콘을 삽입해 척추관협착증을 유도한 뒤 경막외 공간에 카테터를 이식해 약물이 지속적으로 투여되도록 했다. 하르파고사이드 경막외 투여에는 ‘신바로3 약침’이 사용됐다. 신바로3는 천수근을 가수분해해 조제하는 약침으로 하르파고사이드로부터 분리된 하르파자이드와 시나믹산이 주성분이다.

실험 대상은 △정상군(Sham) △척추관협착증군(LSS) △하르파고사이드 100μg/kg농도 투여군(HAS-100) △하르파고사이드 200μg/kg농도 투여군(HAS-200)으로 나눴고 하르파고사이드의 투여는 매주 5일씩 4주간 실시됐다.

이후 염증, 통증, 신경축삭재생 및 성장 등 증상 변화, 파악을 위한 조직학적 분석을 시행했으며 BBB(Basso-Beattie-Bresnahan)검사, 사다리 발빠짐 검사, 보행 발자국 분석 등 행동학적 분석을 통해 효과를 살폈다.

실험 결과, 하르파고사이드의 경막외 투여는 협착된 척수조직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매개 인자 iNOS의 발현을 억제해 대식세포를 비활성화하는 등 항염 효과를 입증했다. 또 몸의 말단에서 척수를 연결해 통증과 촉각을 전달하는 신경가지인 후근신경절 조직에서 TRPV1, IB4, CGRP와 같은 통증 유발 수용체도 감소시켜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통증도 완화시켰다.

이외에도 신경전달물질인 5HT의 생성을 활성화해 손상된 척수신경의 축삭성장을 도와주는 등 신경 기능의 정상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다리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행동학적 평가인 BBB검사를 통해 하르파고사이드의 운동 기능 회복 효과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천연물 한약재를 통한 경막외 투여의 안전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부작용 우려로 인해 1회 투여 후 수 주에서 수 개월간 경과를 지켜보는 등 용량과 횟수에 제한을 두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하르파고사이드의 경우 4주간 다회 투여했음에도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

홍 박사는 “이번 연구는 하르파고사이드 경막외 투여의 척추관협착증 치료 효능과 기전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첫 번째 실험연구”라며 “신바로3약침을 경막외 치료법으로 활용하는 데 임상적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