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노모 옷 벗겨 쫓아낸 딸 실형 선고
법원, 노모 내쫓은 행위는 학대로 판단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겨울에 노모의 옷을 벗겨 밖으로 내쫓은 딸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는 존속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9·여)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12월9일 오후 6시50분께 치매를 앓는 노모 B씨(70대)를 전북 전주시 자택에서 알몸으로 내쫓고 1시간30분가량 방치해 저체온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계절은 겨울이었고 밤이라 추운 날씨였다.
이를 발견한 주민의 신고로 B씨는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A씨는 노모에게 옷을 입히지도 않고 거실에 방치했고, 결국 B씨는 같은날 오후 9시50분께 숨을 거뒀다.
조사결과 A씨는 어머니에게서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A씨는 법정에서 "옷을 벗겨 밖으로 내보낸 건 학대 목적이 아니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사인은 ‘저체온증 또는 급성 심장사로 보인다. 당뇨합병증이나 다른 기저질환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나왔다.
1심 재판부는 A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저체온증 외에 다른 기저질환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피해자는 집 안에서 담요를 덮고 있었고, 피해자가 옷을 입지 않으려 했다는 피고인의 말에 수긍이 간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 판결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자기 말에 따르도록 하려고 집 밖으로 내보낸 행위 자체만으로도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외부 인자(원인) 없이 갑작스레 저체온증으로 인한 심장마비가 왔다고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 역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자신을 오랜 기간 돌봐 준 고령의 모친을 학대한 행위는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른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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