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훈 전 카카오 대표가 수백억원대 성과급을 달라며 카카오벤처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이원석 부장판사·구세희·김부성 판사)는 8일 임 전 대표가 카카오벤처스를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성과보수 변경 계약은 원고 주장과 같이 원고의 직무 수행 기간과 무관하게 우선 귀속해 44%를 지급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다만 변경 계약은 주주총회 등 결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임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카카오벤처스의 전신인 케이큐브벤처스 초대 대표를 맡았다. 이후 115억원 규모의 '케이큐브1호 벤처투자 조합펀드' 조성했고, 카카오는 해당 펀드에 50억원을 출자했다. 이 펀드는 두나무, 넵튠, 왓챠플레이 등 벤처기업에 출자했는데, 이 중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출시한 두나무가 급성장하면서 펀드 수익도 대폭 늘었다. 당시 펀드는 두나무의 상환전환우선주 1000주를 2억원에 인수했는데, 청산 가치는 2조원까지 뛰어올랐다.
임 전 대표는 2015년 1월 성과급(우선 귀속분)의 70%를 받는다는 내용의 성과보수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2월 임 전 대표가 카카오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 계약은 '보상 비율을 44%로 변경하되 근무 기간과 상관없이 성과급을 전액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2022년 초 카카오벤처스 측은 임 전 대표에게 "성과급 지급이 어렵다"고 통보했고, 임 전 대표는 "약속한 성과급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소가는 598억원 규모다. 카카오벤처스 측은 성과 지급 약정 체결 당시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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