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자 등 베트남인 42명 검거
신종마약 엑스터시·케타민 투약
해경, 조직폭력배 유통책 잡아
단속 피하려 여장한 구매자도
마약 단속을 피하기 위해 여장한 남성 요식업자 모습(맨위 사진)과 신종 마약인 엑스터시 남해지방해양경찰청·부산경찰청 제공
부산 일대에서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한 일당들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외국인 전용 클럽·노래방 등 유흥업소에서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한 베트남인들이 경찰에 붙잡히는가 하면 조직폭력배를 낀 마약 판매책도 무더기로 구속됐다.
부산경찰청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노래방 업주 5명, 마약 판매책 A씨 등 28명, 투약자 9명 등 베트남인 42명을 검거해 30명을 구속하고 12명을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5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부산, 경남의 외국인 전용 노래방 등 업소 2곳을 단속해 신종 마약인 엑스터시와 케타민을 투약한 이들과 이를 방조한 업주 등 13명을 붙잡았다.
마약류를 유통하고 판매한 외국인 A씨 등 3명은 미리 공모한 베트남 현지 마약 공급책으로부터 해외 특송으로 마약류를 받아 SNS 등에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투약자들은 술을 마시고 마약을 흡입하는 등 환각 파티를 벌이다가 경찰이 현장을 급습하자 출입문을 잠그고 마약을 천장에 감추거나 보일러실에 숨기도 했다.
외국인 전용 유흥업소를 운영한 업주 5명은 이용객들의 마약 투약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장소를 제공하고 범죄를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거된 2명은 불법 체류자로 법무부에 인계돼 강제 출국 당했다.
같은 날 남해지방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도 2년 전 바다에서 낚싯바늘에 딸려 올라온 주사기를 추적, 마약을 유통·판매·알선하거나 구매한 이들을 무더기로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마약관리법위반 등 혐의로 27명을 검거하고, 이 중 14명을 구속했다.
해경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1월 부산 중구 부둣가 앞 해상에서 낚싯바늘에 걸려 올라온 마약주사기에서 DNA를 확인하고 무직인 50대 투약사범과 조직폭력배를 검거하고 공급처를 추적했다.
그 결과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판매책인 50대 폭력조직 부두목과 조직원을 구속하고, 대리운전 기사와 이들의 유통 총책인 40대 조직폭력배를 붙잡았다.
판매책에게 마약을 구입해 투약한 이들도 무더기로 검거됐다. 이들의 직업은 조직폭력배, 요식업 종사자부터 유흥업소 종사자, 여대생, 토목건설 회사원, 부동산중개업자, 통신사 상담원, 건설노동자, 병원 상담원, 무직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특히 검거된 피의자 중 4명은 기초수급비로 마약을 구입하거나, 요식업자는 단속을 피해 여장을 하고 다니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또 지난 3월에는 동남아 마약을 밀반입해 해상종사자들에게 유통시킨 혐의로 총 17명을 검거했다.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매한 조직폭력배 행동대원, 어장관리선 선장, 선원 가족 등 3명은 구속되고, 9명은 불구속 송치됐다.
해경이 적발한 마약 대부분은 동남아 선박과 항공편이나 국제 우편물을 통해 들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유통조직원간에는 SNS를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고 판매책과는 주로 대면 거래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해경 관계자는 "최근 남녀노소, 전 연령층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마약 유통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통총책부터 공급, 알선, 판매 등 조직의 전모를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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