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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금리 고점론' vs '신중론' 오락 가락 금리 전망은

[fn마켓워치] '금리 고점론' vs '신중론' 오락 가락 금리 전망은
[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추이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김영은 원형민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일(현지시간) 기준 금리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은 40년 내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했다가 지난 6월 15개월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이어 7월에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은 뒤 9월에 이어 이번에 다시 금리를 동결하는 결정을 내렸다. zeroground@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

[파이낸셜뉴스] 기업 자금줄의 핵심인 채권 금리에 대한 전망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설이 힘을 얻는 가운데 추가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채권금리 움직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 불확실성에 국내 채권 시장도 긴장하고 있다. 일단 자본시장 현금 흐름을 살펴보면 채권 가격 상승(채권 금리 하락)을 기대하는 심리가 반영되고 있다. 우선 채권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채권 대차 잔고는 줄기 시작했고, 증시대기 자금으로 여겨지는 머니마켓펀드에도 돈이 새롭게 들어오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 반영하는 자금 흐름

9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이달 초 133조원이었던 채권 대차거래 잔고는 이달 8일 129조원대로 하락했다. 채권대차 거래 잔고가 줄었다는 것은 채권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가 줄었음을 시사한다.

지난 10월 초 128조원 수준이었던 대차 잔고는 이달 2일 133조원대까지 올랐다. 이달 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시장은 채권 가격 하락에 베팅한 결과다. 앞서 연준은 지난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통상 대차거래가 늘었다는 것은 채권 가격손실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기관 거래가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고평가된 현물을 미리 빌려서 매도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국채선물을 매수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후 금리 인상 종료설에 힘이 실리며 채권 대차 잔고는 차츰 줄기 시작했다.

또 대표적 단기자금 운용수단인 머니마켓펀드(MMF)에 돈이 들어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는 이달 7일 기준 198조777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169조5020억원)와 비교해 29조원 넘게 늘었다.

MMF는 만기 1년 이내의 국공채나 기업어음 등 단기 우량채권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으로,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에 MMF로 돈이 유입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채권 애널 보고서 살펴보니..."금리 인하 기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살펴보면 대체로 기준금리가 고점을 찍고 내년 하락할 것이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먼저 하나증권은 이날 연준이 내년에 두 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상훈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내년 2월 '2025 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하는데 재정 지출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며 "내년 2월에 발표되는 1분기 리펀딩(국채 발행 계획)에서 이를 반영한다면 텀 프리미엄(만기가 길수록 추가되는 수익률)은 재차 상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내년 2월경 지준(지급 준비)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이 시점 전후로 연준의 QT(양적 긴축) 관련 정책 변경 여부에 따라 미국채 10년물은 연 4.50∼5.00% 범위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제기한 잠재 성장률 상승론은 향후 실질 GDP가 감소할 경우 비둘기적인 통화 정책의 필요성을 암시한다"며 "이를 고려해 내년에 연준의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전망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2% 물가 도달 시점을 감안할 때 (금리) 인하 시점은 3·4분기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지난 1일 FOMC에서 제롬 파월 의장은 아직까지 통화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인지 확신할 수 없으며 당장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면서 "그러나 최근 장기금리 급등의 긴축 효과를 인정하고 과잉 긴축과 과소 긴축의 리스크가 균형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고용과 물가추이, 미국 재정적자에 따른 미국채 발행 증가로 인한 금융여건 긴축 등을 고려할 때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은 종료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금리가 고점을 찍은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11월 중 채권금리는 하락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 고점론에 신중론도 나와

금리 고점론에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안심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10월까지 금리 상승을 견인했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는 가운데 숏커버링, 국내적으로는 기재부의 채권 발행 규모 축소, 국내 기관들의 연초 자금 집행 등으로 연말까지 금리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금리 상승을 견인한 경기에 대한 자신감도 10월 고용지표 이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1월 FOMC 이후 시장금리가 하락했음에도 아직 연준은 이에 대한 평가를 보류하고 있다"면서 "장기물 금리 상승으로 금리를 동결했다는 주장은 금리가 하락했을 경우 금리인상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 적자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머스 전 장관은 지난 6일 한국은행-세계은행(WB) 서울포럼에서 "연준이 12월에도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 번의 추가 인상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