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 동래경찰서 강력1팀 김만빈 팀장/사진=경찰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난 8일 경찰 특진 부문에서 역사상 처음인 일이 있었다. 우선 개인이 아닌 팀장을 포함해 수사팀 전체가 승진했다. 이 과정에서 팀장 역할을 하는 경감 계급 경찰관 중에서 최초로 경정 특진자가 나왔다. 부산경찰청 동래경찰서 강력1팀 김만빈 팀장 등 3명의 이야기다. 특히 동래경찰서 강력 1팀은 정부 차원에서 집중하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에서 성과를 올렸다.
'마약과의 전쟁'서 거둔 성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8일 경정·팀 특진 심사위원회를 개최해 김 팀장을 경정 특진 추천 대상자로 선발하는 등 5개 팀 20명을 특진 추천 대상자로 선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경정 특진자는 총 3명이다. 이 중 김 팀장은 강력범죄 수사경력만 16년 이상 되는 베테랑 형사로써 마약 분야 전문수사관 인증을 받기도 했다. 특진 평가 기간 중 살인 1명, 절도 90명, 마약사범 등 189명 등 총 280명 검거하기도 했다.
동래경찰서 강력1팀의 성과 중 주목받는 분야는 '마약'이다.
대표적으로 수사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필로폰과 GHB(물뽕), 디에타민 등을 판매한 이모씨(61)등 123명을 검거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씨 등 11명은 무허가 병원을 운영하며 불법 의료시술 소개 등으로 필로폰을 받아 상습 투약 및 판매했다. 이들에게 필로폰 등을 구매한 사람만 111명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필로폰 18.55g, GHB 13.58g, 디에타민 등 2217정을 압수했다.
수사팀은 무려 반년간의 기획 수사를 진행했다. 위장 거래를 6회 시도했고 계좌영장도 62회나 집행한 덕분 이들을 일망타진하는 성공 했다.
채팅으로 알게 된 지적장애인 여성 등과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피의자 10명 및 이들에게 필로폰을 내준 판매책 등 17명을 검거, 11명을 구속시킨 사건도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지적장애인 3급인 이모씨 외 여성 1명은 지난 3월께 채팅앱을 통해 필로폰 투약 조건으로 성매매자를 물색해 공범과 함께 부산의 한 모텔에서 공동투약하는 방법으로 남성 10명과 함께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한다.
수사팀은 최초 성매매 여성이 필로폰을 투약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돌입해 지난 5월 이모씨를 검거했다. 이씨 검거 이후 통화내역 및 모텔 폐쇄회로(CC)TV 분석으로 공범 정모씨를 지난 9월에 검거했고 성매수 남성 10명도 특정했다.
수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들에게 SNS를 통한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판매한 판매책까지 나아갔다.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이용해 거래 장소를 확인해 잠복과 미행을 이어가는 노력으로 판매책 최모씨(52)를 지난 9월 6일께 구속했다. 아울러 필로폰 8.29g, 액체 필로폰 10.26g, GHB 13.58g 등을 압수했다.
김 팀장은 "팀장이 직접 현장에 나가고 피의자 조사를 하는 등 솔선수범하고 있다"며 "각종 영장 신청서를 직접 작성하는 등 팀원 전체가 수사를 함께하며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정 승진의 영예를 안은 김 팀장은 "할아버지, 아버지, 형님까지 모두 경찰에 근무했던 경찰 가족이라 더욱 뜻깊다"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수사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어려운 환경 속 묵묵히 고생"
특진 심사는 전국 시도청에서 추천하고 국수본 각 국·관별 심사를 거쳐 선발된 총 16개 수사팀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심사는 경찰청·시도경찰청·경찰서의 60여명의 참관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팀장이 각 팀의 공적을 프리젠테이션(PPT), 동영상 등으로 직접 발표하는 경진대회 방식으로 진행됐다.
심사위원회는 경정 특진 3명을 포함해 5개 팀 총 20명(경정 3명, 경감 4명, 경위 6명, 경사 6명, 경장 1명)을 특진 추천 대상으로 선정했다.
선정된 팀은 △대전경찰청 유성경찰서 사이버팀(경감 곽제준 등 4명) △부산경찰청 동래경찰서 강력1팀(경감 김만빈 등 3명) △경기남부경찰청 안산단원경찰서 여청수사1팀(경감 김민석 등 5명) △경기북부경찰청 의정부경찰서 교통조사1팀(경위 김영수 등 4명) △충남경찰청 반부패수사대 6팀(경위 안정엽 등 4명) 등이다.
심사위원들은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묵묵히 고생해 준 수사팀을 선발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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