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오' 감독, 부산 사상 모 치과 찾아 3시간만에 'OK'
이달 초 불과 2~3시간 안에 발치하고 완벽하게 임플란트를 심어 바로 식사까지 가능한 '원데이 K-임플란트'를 직접 체험한 헐리우드 1호 항공촬영감독 '스티븐 오'가 자신이 촬영한 영상을 치과 의료진들에게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사상 센트럴치과의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 헐리우드에서 가장 각광받는 촬영감독이 호주 이민 2세대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한 번 놀랐다. '007 노 타임 투 다이',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존 윅 4', '분노의 질주 9',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등 내로라는 블록버스터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는 어김없이 그의 이름과 회사명이 오른다. 헐리우드 1호 항공촬영감독 '스티븐 오'와 그의 회사 'XM2' 얘기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한 스티븐 오 감독은 종종 강연 등을 위해 한국을 찾는데 이달 초 돌연 부산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태권도 사범인 아버지를 닮아 어렸을 때부터 익스트림 스포츠를 좋아했다는 그는 네 차례나 수술대에 오를 정도로 큰 사고를 겪었다고 한다. 지금은 헬리콥터와 드론을 이용한 항공촬영으로 짜릿함을 대신하지만 여전히 낚시와 같은 레포츠를 즐긴다니 그가 부산을 찾은 이유도 납득이 간다.
그런데 스티븐 오 감독이 부산에 와서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바다가 아니라 사상구에 위치한 한 치과의원이었다고 해 또 한번 놀랐다. 헐리우드의 잇따른 러브콜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그가 시간을 쪼개 부산의 치과를 찾은 목적은 무엇일까.
이유는 다름아닌 단 하루 만에 끝내는 '원데이 임플란트'였다. 'K-메디컬'의 위상은 물론이고 최근 의료관광도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부산의 저력을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 수술 당일 식사까지…헐리우드 감독도 입을 '쩍'
전 세계를 누비며 입이 떡 벌어지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온 스티븐 오 감독이지만 한국에서 '원데이 임플란트'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전해듣고는 적잖이 놀란 모양이다. 그는 수술 당일 동료들을 대동하고 원데이 임플란트가 이뤄지는 모든 과정을 촬영했다고 한다. 항공촬영 만큼 아찔한 장면은 없었겠지만 놀라운 장면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그의 직업정신은 여기서도 아낌없이 발휘됐다.
원데이 임플란트는 환자의 구강을 촬영하고 디지털 가상수술을 시행한 후 3D 프린터로 수술 가이드를 만들어 정확하고 신속하게 발치와 동시에 식립이 이뤄진다. 모든 과정은 디지털로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물론 여기에는 의사의 손기술과 노하우가 더해져야 한다. 임플란트가 단시간에 단단히 고정되기 위해서는 품질좋은 제품은 물론 오랜 시간 직접 손으로 임플란트 수술을 해 본 의사의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 헬리콥터와 드론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스티븐 오 감독처럼 헐리우드를 정복할 수는 없는 것처럼.
스티븐 오 감독의 원데이 임플란트를 약 3시간만에 완벽하게 끝낸 부산 사상구 괘법동 센트럴치과의원 정동수 원장은 수술 다음 날 한 장의 사진을 전송받았다. 사진에는 스티븐 오 감독이 부산의 한 바닷가에서 직접 낚시로 잡은 생선을 회로 즐기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고. 원데이 임플란트는 수술 후 2~3시간 정도면 식사가 가능할 정도라고 하는데 스티븐 오 감독이 이를 몸소 증명한 셈이다. 원데이 임플란트를 위시한 디지털 'K-덴탈' 영향력이 스티븐 오 감독을 시작으로 헐리우드와 전 세계로 뻗어나가길 기대해볼 만하다.
'원데이 K-임플란트'를 체험하기 위해 부산을 찾은 헐리우드 1호 항공촬영감독 '스티븐 오'. 사상 센트럴치과의원 제공
■ 임플란트 패러다임 바뀐다..디지털 K-덴탈 플랫폼 '세계로~'
19일 센트럴치과의원에서 만난 정 원장은 "스티븐 오 감독은 앞서 유학생 모임에 강사로 방한했을 때 처음 만나 인연이 됐다"면서 그의 수술을 집도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스티븐 오 감독은 수술 직전까지 루마니아에서 촬영 중이었고, 이후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일정 중에 짬을 내 한국을 찾았다고 한다.
해운대 마린시티에서 더제니스치과를 운영하던 정 원장은 최근 사상구에 새로이 터를 잡고 센트럴치과의원으로 확장 개원했다. 완성도 높은 원데이 임플란트 대중화를 꿈꿔왔던 만큼 정 원장은 병원 규모나 인력 면에서 모두 한 단계 업그레이하길 꿈꿔왔다. 그런 과정에서 확장 개원한 센트럴치과의원에서 스티븐 오 감독이 '1호 고객'으로 이름을 남기게 된 것이다.
정 원장은 "원데이 임플란트의 경우 세계적 임플란트 기업들이 모두 전력투구하고 있는 기술로 현재 그 어느 나라보다 한국이 가장 앞서 있다고 자부한다"면서 "헐리우드 최고 감독이 한국에서 원데이 임플란트 수술을 받고 만족하면서 돌아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고 세계가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대학교에서 치의학 박사학위 취득 후 지난 2012년 아시아권에서도 드물게 하버드 포스트닥터 과정에 입학한 정 원장은 당시 디지털 임플란트에 대한 시도를 처음 접하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도 하버드치과 대학 교수에 한국계 7명이 재직할 정도로 한국 치의학이 인정받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통적인 아날로그 방식과 디지털의 융합 측면에서 한국인 특유의 손기술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
정 원장은 "한국 치과의사들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10명 중 3명이 시스템만 갖춰지면 원데이 임플란트를 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임플란트를 넘어 '토털 덴탈 플랫폼'을 만들어 이러한 시스템을 전파하는데 기여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한 만큼 좋은 인력들이 많이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또 "2030월드엑스포 유치 활동을 계기로 전 세계에서 부산을 찾는 의료관광 수요도 폭발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K-덴탈', 'K-임플란트'가 대표적인 고부가 체류형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2~3년 안에 세계적인 디지털 임플란트 패러다임 전환의 시기가 올 것이 확실한 만큼 국가적 차원에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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