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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검토 안 해" 잇따른 중앙은행 총재들의 경고

파월 이어 라가르드 ECB 총재도 "금리인하 검토퇴지 않을 것"

[파이낸셜뉴스]
"금리인하 검토 안 해" 잇따른 중앙은행 총재들의 경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집행이사회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시장의 내년 4월 금리인하 기대감은 성급하다고 경고했다. AFP연합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당분간 금리인하는 검토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국제통화기금(IMF) 연설에서 시장의 성급한 금리인하 기대를 경고한 바로 다음날 라가르드 총재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라가르드는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유로존(유료 사용 20개국)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ECB 기준금리가 지금 수준에서 '충분히 오랫동안' 지속되면 2% 목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충분히 오랫동안'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충분히 오랫동안이라는 뜻"이라면서 "이는 앞으로 두 어 분기 안에 정책 기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ECB는 지난달 기준금리인 예금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10회 연속 금리인상을 통해 은행들이 ECB에 돈을 맡길 때 주는 금리인 예금금리를 지난해 마이너스(-) 0.5%에서 사상최고 수준인 4%로 끌어올린 뒤 첫 동결이었다.

시장에서는 ECB가 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내년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베팅하고 있다.

내년 4월에는 첫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10월초만 해도 30%에 불과했지만 금리동결 뒤 75%로 전망이 폭등했다.

라가르드는 그러나 이는 시장의 조급한 기대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최근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언제든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석유·가스 공급 차질 같은 에너지 부문의 공급 충격이 또 한 번 있게 되면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지난달 2.9%로 지난해 10월에 기록한 전년동월비 상승률 10.6%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그렇지만 ECB 기준 물가인 근원 인플레이션은 4.2%를 유지해 목표치의 2배를 웃돌았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 지수에서 월별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항목만의 물가 변동을 나타내는 물가지수다.

라가르드는 2.9% 물가상승률이 앞으로도 당연하게 지속될 것으로 간주해서는 안된다면서 에너지 가격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고 해도 앞으로 물가가 더 뛸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