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11일(현지시간) 임상시험 결과 자사 다이어트약 위고비가 사망위험을 18%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위고비는 한달치가 1300달러(약 171만원)에 이르는 고가다. 로이터뉴스1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다이어트약 위고비(Wegovy)가 사망위험을 18%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보건당국과 의료보험사들이 위고비 사용을 확대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기를 노보노디스크는 희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이하 현지시간) 노보노디스크의 새 임상시험에서 위고비가 심장질환 위험을 억제하는데 '놀라울 정도로 강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심장마비 위험 28% 낮춰
노보노디스크 개발담당 부사장 마르틴 홀스트 랑은 심장질환 사망률과 막대한 치료비 부담을 감안할 때 보건당국과 의료보험사들이 이를 사전에 완화할 수 있는 위고비 사용 확대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랑 부사장은 위고비를 복용하면 심장마비 위험을 28%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이날 미국 심장학회(AHA) 총회와 이날 발간된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임상시험 전체 데이터를 공개했다.
노보노디스크의 이번 임상시험은 심장질환은 있지만 당뇨병 병력은 없는 45세 이상 성인 1만7600여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임상시험 기간 458명은 위약(플라세보)을, 375명은 위고비를 투약했다.
이 시험에서 위고비를 투약한 경우 사망 위험이 18%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으나 특히 심장혈관 문제에 따른 사망 위험은 1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예비 임상시험에서는 위고비를 투약한 환자들이 위약을 투약한 이들에 비해 심장마비 등과 같은 심장혈관 문제로 고통받을 확률이 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신장질환에도 효과
랑 부사장은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아울러 위고비가 신장질환과 같은 다른 질병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위고비와 같은 성분을 사용하는 노보노디스크의 당뇨병치료제 오젬픽의 효과를 모니터링 하는 임상시험 결과로 확인됐다. 랑에 따르면 당시 임상시험에서는 오젬픽이 심장질환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임상시험 결과는 앞으로 수개월 안에 발표될 예정이다.
노보노디스크의 임상시험 결과는 8일 미국 제약메이저 일라이릴리의 다이어트약 젭바운드(Zepbound)가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비만치료제 승인을 받은 지 이틀 만에 나왔다.
릴리 역시 노보노디스크처럼 당뇨병치료제 몬자로(Mounjaro)와 같은 성분의 젭바운드를 비만치료제로 만들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는 릴리의 젭바운드보다 조금 더 비싸다.
위고비는 한 달치가 1300달러(약 171만원)로 릴리가 책정한 젭바운드 한 달치 가격 1060달러(약 139만원)보다 고가다. 젭바운드는 올해 안에 출시될 전망이다.
비만치료제, 제약계 차세대 먹을거리
코로나19 백신 업체인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도 다이어트약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 바이오텍 업체 에코진(Eccogene)과 협력해 다이어트약을 개발 중이다.
제약사들의 차세대 먹을거리로 비만치료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한 편으로는 암 백신 개발에 몰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비만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릴리는 다이어트약 돌풍에 힘입어 올해 시가총액 기준 미 최대 제약업체로 등극했다. 또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를 발판 삼아 프랑스 명품재벌 모에헤네시루이뷔통(LVMH)을 제치고 시총 기준 유럽 1위 상장사가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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