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마우이섬의 ‘케알리아 연못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하와이의 마우이섬에 있는 연못이 분홍색으로 변했다.
10일(현지시간) 하와이 뉴스나우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하와이 마우이섬 중남부에 위치한 케알리아 연못이 분홍색으로 변했다.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국(USFWS)은 지난달 말부터 연못이 분홍색으로 변했으며 9일째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현재 연못의 염도가 바닷물의 2배에 이른다며, 염도가 높아지면 붉은색을 띠는 세균인 ‘할로박테리아’의 영향으로 연못 색이 변한 것으로 추정했다.
연못의 염도가 이렇게 높아진 데는 마우이섬의 가뭄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연못의 관리자인 브렛 울프는 “와이카푸 강물이 연못으로 흘러 들어가 연못의 수위를 높이는데, (가뭄으로) 오랫동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가뭄 때문에 강물이 흘러들어오지 않아 연못의 염도가 높아졌고, 붉은색을 띠는 할로박테리아가 증가해 연못 색이 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당국은 이 연못 색깔이 일반적으로 적조를 일으키는 독성 조류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은 만큼, 방문객들이 가까이 접근하거나 물속에 들어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이례적인 연못의 변화를 보러 사람들이 몰려들고 드론 촬영을 시도하는 이들도 나타나자 “드론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새들이 보호구역에서 먹이를 찾고 휴식을 취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8일(현지시각) 미 하와이주 마우이섬 키헤이의 케알리아 연못 야생동물 보호구역 내에서 한 가족이 분홍색으로 변한 케알리아 연못을 바라보고 있다. 관계자들은 연못이 분홍색으로 변한 이유를 조사하고 있으며 가뭄이 원인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AP뉴시스
AP통신과 CNN은 하와이에서 계속되는 가뭄이 섬 내 담수의 염분 농도를 비정상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마우이섬의 약 90% 지역이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으며, 지난 8월 8일 서부 라하이나를 휩쓴 치명적인 산불 이후 더 심해진 상황이다. 당시 라하이나를 덮친 산불은 90여 명의 인명피해를 내, 1918년 미네소타주 산불(453명 사망)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케알리아 지역은 라하이나와 함께 산불 피해를 본 키헤이 옆에 있는 곳으로, 섬 내에서 가뭄이 특히 심각한 지역 중 하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