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개정특위도 사실상 멈춰
일부 "비명 흔적 지우기" 분석
더불어민주당 내 세제개편안을 포함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마련을 주도하기 위한 당내 기구인 '조세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슬그머니 활동을 종료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해당 기구는 직전 전임 박광온 전 원내대표때 구성된 기구다. 이를 두고 친명계인 홍익표 원내지도부 체제로 바뀌는 과정에서 '비명계 흔적지우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민주당에 따르면, 당초 조세특위는 박광온 원내지도부가 윤석열 정부의 긴축 예산안에 맞설 민주당판 예산·조세안을 만들기 위해 출범시킨 기구이다.
지난 9월 자체안을 발표하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기획재정위 위원들과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정책 방향성을 설정하는 등 여당의 긴축 재정에 맞설 참이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와 그 후폭풍으로 원내대표단이 기존 비명계에서 친명계로 전격 교체되면서 세부적인 추진이 가로막혔다.
이에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달 말 조세특위와 자체안을 어떻게 활용할 지 이야기하겠다고 했지만 끝내 만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민주당은 조세특위 자체안은 패싱한채 내년도 예산심사 방향을 발표했고, 국회는 예산심사에 본격 돌입한 상황이다.
조세특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홍 원내대표가 조세특위를 만나겠다고 했었는데, 최근까지 만나지 못하고 있다"며 "예산심사가 이미 시작된 상황인데 이제 와서 예산안과 조세안을 성안시켜 여야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건 물리적으로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조세특위의 가장 중요한 역할과 기능인 예산심사가 시작될 때까지 홍익표 원내지도부가 조세특위와의 사전 협의를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비명계인 박 전 원내대표가 추진하던 사안인 만큼 친명계인 홍 원내지도부 체제에서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비명계 흔적 지우기'라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또 친문재인계인 윤호중 의원이 위원장인 당내 헌법개정특별위원회도 사실상 활동을 멈춘 상태로, 이를 두고도 친명계로 원내지도부가 바뀌면서 핵심 당내 이슈에서 배제된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이와 관련 당 핵심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바뀌었다고 해서 국민 세금제도와 관련된 주요 의제를 다루는 조세특위의 활동을 등한시했다는 건 너무 과한 얘기"라면서 "이 부분에 대한 새 원내지도부의 고민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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