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美中정상회담 목전, 대만·남중국해 '레드라인' 경고한 中

- 대만은 "의심할 바 없이, 대만에 대한 미국 지지 있을 것" 기대

美中정상회담 목전, 대만·남중국해 '레드라인' 경고한 中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정부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 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만을 언급하며 다시 한 번 레드라인을 건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회담에서 이 문제만큼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14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마오닝 중국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을 갖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기자의 질문에 “대만해협의 현 상황은 양안(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바꾼 것은 대만 민진당과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외부세력”이라고 주장했다. ·
그러면서 “대만 문제는 중국 내정이고,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의 일이며, 어떠한 외부 세력 간섭도 허용하지 않는다”며 “역대 미국 정부는 대만 문제에 대해 분명한 약속을 했고 발리 회담에서도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실질적인 행동으로 대만 독립을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오 대변인은 남중국해를 놓고는 “중국 영토가 아닌 곳을 한 치도 더 원하지 않지만, 중국 영토는 한 치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당사국들과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할 것이며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겠다는 우리 의지는 확고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과 관련 국가들의 영토 및 해양 권익 분쟁에 개입하려는 핑계를 만드는 것을 중단하고 이 문제를 이용해 중국을 억제·봉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는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 “‘미국은 대만 해협에서 중국의 군사 행동이 점점 더 빈번해지는 것에 반대하며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에 대한 안보 공약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중국의 대응을 질문했다.

인민일보가 중국 공산당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중국 정부가 미국을 향해 경고하고 싶은 내용을 브리핑 형식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오 대변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서 중국이 이란에 현재 중동 분쟁의 확대나 확산을 조장해선 안된다는 것을 설득해야 한다는 미국 측 주장에 대해선 “중국은 항상 공정하고 정의로운 편에 서서 관련 당사자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상황을 냉각시키고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논의할 것 같다”며 “의심할 바 없이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1년여 만인 15일(현지시간) 대면 회담을 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대만 문제가 이번 회담의 최대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