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군사 소통 창구 복원은 대만 문제와 얽히며 난항 예상
AI·가자지구 평화촉구 등은 양국 정상 합의 문구에 들어갈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갖는다. /사진=AP뉴시스
【샌프란시스코=홍창기 특파원】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와 투자제한 철회를 비롯한 경제 문제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의 주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이 양보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미중 정상은 양국이 큰 의견차이가 없는 AI(인공지능)의 안전한 사용과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 약속을 합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중 정상회담이 결정된 후 양국은 관계 안정화를 위한 기회를 얻었지만 이번 회담 후 양국 관계가 다시 급속도로 냉각될 수 있다는 진단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정상회담 후 양국 관계 다시 냉각가능성 높아
1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와 월스트리트저널(WSJ)와 CNBC 등 미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오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미국의 수출 통제와 대중 투자 제한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한다. 미국은 단일 국가 기준으로 여전히 중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지만 양국의 신뢰는 낮은 상황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기업이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 해당 분야에 대한 중국 투자도 억제하고 있는 이유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에게 이 문제에 대한 진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였다.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원자재 수입업체들이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농산물을 대량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 중국 상무부는 중국 내 외국 기업에 대한 불평등한 대우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10일 정상회담 준비 회의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는 대중국 수출통제 문제를 협의했는데 얼마만큼 양국이 의견차를 좁혔는지 현재까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부문에서 중국에 큰 양보를 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뉴욕 소재 컨설팅 회사 테네오의 가브리엘 와일다우 매니징 디렉터는 "대만문제를 을 제외하면 수출 규제는 중국의 최대 관심사"라고 짚었다. 하지만 그는 "내년 대선 앞두고 바이든은 대중 수출규제를 철회할 정치적 명분이 없다"라며 양국이 이번 회담에서 경제부문의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 문제가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의미있는 합의를 막는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군사 소통 창구 복원, 대만이 발목 잡나
아울러 미중 정상은 군사 당국간 소통 창구 복구도 논의할 전망이다. 하지만 대만 문제가 양국의 군사 소통 북원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국과 군사 대화창구를 끊었다. 미국은 중국과의 우발적 군사 충돌을 막으려면 군사 당국 간 소통 창구를 복구하고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미국 외교협회의 브래드 세서 선임연구원은 "일반적인 합의보다 어떤 면에서는 솔직한 회담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미중이 갈등으로 치닫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라는 성과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AI와 가자지구 등 몇몇 분야에서미중이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는 중국이 미국과 협력하고 있는 몇 안되는 분야 중 하나인 기후 관련 협력도 포함될 것이 유력시된다.
이와 관련, 컨설팅 기업 테네오의 와일다우 매니징 디렉터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회담 후 AI의 안전한 사용에 대한 새로운 공식 양자 실무 그룹을 협력하거나 설립하겠다는 합의를 포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정상이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흑해를 통한 곡물의 원활한 통과를 보장하며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의 전후 재건을 지원하기 위해 협력하고 조율할 것도 약속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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