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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채 발견된 중남미 첫 성소수자 판사.."파트너에 의한 사망 추정"

숨진 채 발견된 중남미 첫 성소수자 판사.."파트너에 의한 사망 추정"
헤수스 오시엘 바에나 판사 인스타그램

[파이낸셜뉴스] 중남미 내에서 첫 성소수자로 판사가 된 헤수스 오시엘 바에나 판사의 죽음을 두고 14일(현지시간) 멕시코 검찰이 "파트너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다.

앞서 13일 멕시코 아과스칼리엔테스주(州)에서 멕시코 유일 성소수자 법관 바에나 판사가 자택에서 그의 파트너와 함께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날 헤수스 피게로아 아과스칼리엔테스 검찰총장은 라디오 방송 '포르물라'와의 인터뷰에서 "혈흔과 시신 상태 등을 고려할 때 파트너가 판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다. 또, 현장에서는 제3자가 연루되거나 외부로부터 침입한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바에나 판사의 시신에서는 20곳의 자상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바에나 판사는 멕시코 아과스칼리엔테스주 선거법원 소속 3명의 법관 중 한 명이다. 바에나 판사는 멕시코뿐 아니라 중남미에서 처음으로 임명된 '논 바이너리'(Non-binary·남녀라는 이분법적 성별 구분서 벗어난 성 정체성을 지닌 사람) 선거법원 법관이다.

5월에는 멕시코 최초로 성 중립적인 여권을 받았다.

해당 사건이 일어난 13일 밤 멕시코시티 중심가에서는 'LGBTIQ 피난처'(Refugio LGBTIQ)와 'LGBT 행진 멕시코시티'(Marcha LGBT CDMX) 등 멕시코 주요 성소수자 인권단체의 심야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들은 바에나 판사 추모와 함께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바에나 판사가 그동안 온오프라인에서 살해 위협을 포함한 인신공격을 받았다며, 성소수자 차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멕시코 내 야권 대선 예비후보였던 릴리 테예스 상원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바에나 판사에 대한 추모글을 올리던 중 그를 '남성'으로 표기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테예스 의원은 이러한 발언에 대해 지적이 쏟아지자 "남성 판사와 그 파트너의 비극을 정치적으로 다루지 말라"라는 글을 추가로 올려 더 큰 비난이 쏟아졌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