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진핑 정상회담 위해 샌프란시스코 나란히 도착
백악관 "생산적이고 솔직하며 건설적 대화할 것" 강조
미중 정상회담 샌프란시스코 아닌 외곽 정원에서 개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해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홍창기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두번째로 개최되는 미중 정상 대면 회담을 앞두고 바이든의 미국 정부는 정상회담 분위기를 띄우는데 주력했다. 미중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대만 문제보다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등 중동문제와 기후변화 협약 등에서 중국과 의견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다.
14일(현지시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은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모두 이날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커비 조정관은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수주 동안 사전 논의가 진행됐다"라면서 "테이블은 이미 마련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생산적이고 솔직하며 건설적 대화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경쟁하고자 하지만 필요하다면 협력에 나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매우 중요한 미중 관계를 가장 책임있는 방식으로 이번 회담에서 다룰 것이라는 설명이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기후 변화를 비롯해 클린 에너지 등 의제에 있어 중국과 협력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고 전했다.
중동 문제가 이번 미중 정상회담 회의 의제에 포함된 것을 그는 다시 한번 확인했다.
커비 조정관은 "중동 문제가 시진핑 주석과 회담에서 의제에 포함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한 시 주석의 의견을 듣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생산적 논의의 걸림돌로 지적받고 있는 대만 문제에 대해서 커비 조정관은 바이든의 미국 정부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가운데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만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 다른 입장이다.
미국은 중국의 주권을 인정하면서도 대만의 자위를 포함해 양안 문제에 있어 일방적 상태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국은 본토를 포함해 대만과 홍콩, 마카오는 나뉠 수 없는 하나라는 입장을 한결같이 견지하고 있다.
대만 문제와 관련,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해 왔고 대만의 독립을 명백히 지지하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는 대만의 민주주의와 번영을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중 정상회담은 1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남쪽으로 27마일(약 43km) 떨어진 샌 마테오의 '필롤리 히스토릭 하우스가든'에서 개최된다.
미국이 정상회담 장소로 피롤리 가든을 선택한 것은 중국을 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샌프란시스코는 APEC 정상회의 개최를 맞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휴전 등 각종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시위 가능성이 낮은 곳을 택해 양 정상이 회담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양 정상은 이날 4시간 정도 회담을 갖는다.
14일(현지시간)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가운데 시 주석을 환영하는 인파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와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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