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장(오른쪽 세번째)과 오세훈 서울시장(두번째)이 15일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면담을 갖고 있다. 공동취재
"서울시 산하 김포구가 아닌 '서울시 산하 김포특별자치시'를 먼저 두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위성시를 둔 일본 '도쿄도'를 모델 삼아 김포시를 서울에 우선 편입 시키는 방안을 국민의힘과 15일 논의했다. 백경현 구리시장이 오 시장과 최근 만남에서 유사제안을 한 바 있지만, 서울시에서 구체적 추진방안을 검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 시장은 '메가시티서울' 사업을 두고 '선 편입 후 유예기간' 방안을 이날 국민의힘에 이같이 제안했다. 일단 편입을 진행한 이후 6~10년의 유예기간 동안 '서울시 내 김포특별자치시'로 두고 자치권과 재정중립성 등을 보장해주자는 것이다. 유예기간이 지난 뒤에 김포구로 흡수통합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김포시가 서울시로 완전한 통합되는 것은 차기 정부에서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도 오 시장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검토를 진행, 발의 예정인 특별법에 명시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뉴시티 프로젝트'의 수장인 조경태 위원장이 이날 서울시청을 찾은 자리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양측은 △총선과 관계 없는 프로젝트 추진 △편입 지자체를 위한 유예기간 확보 등에 공감하며 프로젝트를 한층 구체화했다.
조 위원장은 "뉴시티 특위가 이번 주 중으로 수도권 내 도시의 서울 편입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기로 한 만큼 앞으로 논의에 가속을 붙여 빠르게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며 "서울시도 특별법에 대해 관심을 갖고 수시로 당과 논의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오 시장은 수도권 인접도시 통합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시민 삶의 질, 도시경쟁력 등 변화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나아가 국가경쟁력과 국토 균형발전에 대해서도 뉴시티 특위 차원의 심층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시장은 편입을 희망하는 김포시와 구리시 등의 지자체가 갑작스런 편입으로 불이익을 감수하지 않도록 6~10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자치권과 재정중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는 '보통교부세 불교부 단체'다. 현재 제도 아래에선 편입될 지자체 역시 보통교부세를 받지 못하고 국고 보조율도 타 광역지자체 대비 10~30%p 낮게 적용받게 된다. 또 '경기도 산하 시장'이 '서울시 구청장'으로 지위가 바뀌면 도시계획 수립권 등 일부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됐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오 시장은 우선 '자치구'가 아닌 '자치시'로 편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김포시가 서울시로 편입될 경우 '서울시 김포특별자치시'로서 자치권과 재정권을 유지한 상태 유예기간을 가진 뒤 장기적으로 '서울시 김포구'로 완전 편입을 진행하자는 것이다.
서울시는 아시아의 대표 메가시티 중 하나인 도쿄를 모델로 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쿄의 경우 도쿄도로 범위를 확장하면서 주변 시를 편입, 몸집을 키웠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특별시를 규정하는 법령이 있는 만큼, 이는 유지하되 산하에 김포와 구리 등을 특별자치시로 두고 편입을 추진해 나가자는 것이다.
오 시장의 제안에 대해 조 위원장은 "특별법에 유예기간을 두는 내용을 담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유예기간은)좋은 방안이라 생각하고, 해당 지자체와 충분히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응답했다.
조 위원장은 또 이번 주 특별법 발의를 예고한 것을 두고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서두를 생각은 결코 없다"며 "김기현 대표와 회동을 통해 특별법 추진 속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이야기할 예정이고 다양한 사안을 총체적으로 고민하면서 특별법을 발의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 역시 "특별법에는 편입을 희망하는 여러 인접 도시와의 통합 효과·영향 등을 충분히 고려해 '공통적으로 적용될 큰 틀의 원칙'이 담겨야 한다"며 "무엇보다 서울 및 수도권 시민이 원하는 바가 충분히 담겨야 특별법 본연의 의미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이날 회동에 이어 16일 김동연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과 서울시청 인근에서 3자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메가시티서울' 사업과 수도권 정액 교통권 제도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최근 서울시가 내놓은 기후동행카드를 놓고 빚어진 수도권 3개시도간 의견충돌과 관련해 16일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과 만나 해결책을 찾을 계획이다. 지난달 23일 밤 서울시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 지사 장모상 빈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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