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고의성 있다" 경찰, 상대 선수 구속기소
아이스하키 경기 도중 사고로 숨진 애덤 존슨과 슬퍼하는 팬/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영국 프로 아이스하키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목을 스케이트 날로 찔러 사망케 한 아이스하키 선수가 경찰에 구속됐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경찰은 시합 도중 상대 선수를 숨지게 한 매트 펫그레이브 선수(28)가 플레이 과정에서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사망한 선수는 미국 미네소타 출신인 애덤 존슨(29)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활약하다 올해 8월 영국 아이스하키팀 노팅엄 팬서스로 이적했다.
아이스하키 선수 애덤 존슨, 미국 팀 소속 시절/사진=연합뉴스
그는 지난달 28일 영국 셰필드 유틸리티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셰필스 스틸러스전에서 펫그레이브와 뒤엉켜 넘어지며 스케이트 날에 신체를 베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존슨은 충돌 직후 다시 일어났지만 약 세 걸음을 걸은 뒤 쓰러졌다. 경기 주최 측은 존슨을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존슨이 사망하자 경기는 중단됐고, 8000여 명의 관중도 충격에 빠졌으며 29일 열릴 예정이던 모든 경기가 취소됐다.
BBC는 "아이스하키 도중 상대 선수를 숨지게 한 선수가 경찰에 구속된 것은 영국 아이스하키 역사상 처음으로 아이스하키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스하키 경기 도중 일어난 일로 선수가 기소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92년 이탈리아에서 한 선수가 스케이트 날로 다른 선수의 가슴팍을 쳐 사망하게 해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으며, 2000년에는 NHL 보스턴 브루인스에서 뛰던 마티 맥솔리가 하키 스틱으로 상대 선수의 머리를 가격해 뇌진탕을 유발,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04년에는 NHL 밴쿠버 커넉스 소속의 토드 베르투지가 콜로라도 애벌런치의 스티브 무어를 뒤에서 붙잡고 폭행해 집행유예 1년과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한편 사고의 여파로 영국 아이스하키협회는 내년부터 아이스하키 선수에 대한 목 보호대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결정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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