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감기. 함소아한의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겨울철 뚝 떨어진 기온으로 어린이들의 감기,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질환 감염이 우려되는 가운데 아이들의 감기를 예방하려면 체온유지로 면역력을 지켜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함소아한의원 부천시청점 노승희 원장은 “기온이 낮으면 더 활발하게 활동하는 바이러스가 있는데, 코감기의 원인인 ‘리노바이러스’는 사람의 중심체온보다 낮은 온도인 33~35도 사이에서 활발히 증식한다고 알려져 있다"라며 "또한 추운 날씨가 직접적으로 신체 비강 내 면역반응을 약화시켜 감기 같은 호흡기 질환에 감염되기 쉽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하버드 의대와 노스이스턴 대학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추운 날씨가 직접적으로 비강 내 면역반응을 약화시킨다. 감기의 원인을 우리 몸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사람의 코는 호흡기로 침입하는 바이러스와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장소로, 외부 물질에 방어하는 면역체계가 있다. 그러나 외부 기온이 단 몇 도만 떨어져도 기본 면역이 절반으로 떨어진다. 코에 있는 세포는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세포 외 소포(EV)를 대량으로 분비하는데, 이렇게 분비된 EV는 바이러스와 결합, 파괴해 감염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이 연구에서 건강한 성인이 4.4도의 찬 공기에 15분간 노출되자, EV의 숫자가 약 42% 감소하고 면역 반응이 절반 정도로 감소했다. 즉, 기온이 떨어지면 비강의 자연 면역 반응이 약해지게 되고, 호흡기 질환이 빈발하게 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도 오래 전부터 찬 기운이 호흡기를 손상시킨다고 보고 이를 치료와 예방에 활용해 왔다. 신체에 찬 기운을 몰아내는 치료는 ‘뜸’ 치료이다. 뜸은 한습을 몰아내고 경락을 따뜻하게 하는 효능을 가진 쑥(애엽)을 말려 혈자리에 올리고 쑥을 태우는 전통적인 한방 치료이다. 최근에는 연기가 많이 나지 않는 특수한 치료도구를 활용하고, 전자뜸을 이용해 온도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방식도 있다. 호흡기의 냉기를 쫓는 데에는 대추혈, 풍지혈, 영향혈 등의 혈자리를 다용한다.
면역력이 약해 자주 감기에 걸리거나 비염, 축농증이 있는 아이는 찬 공기에 특히 취약하므로 겨울에 뜸 치료를 받으면 점막 면역 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연구에서도, 재발성 호흡기 감염으로 진단된 아동에게 뜸 치료를 했을 때, 뜸 치료 후 감염 횟수가 평균 50% 이상 감소했다.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평소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 속이 냉해 배앓이와 설사가 잦은 사람, 손발이 찬 사람에게도 뜸 치료가 도움이 된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처방으로는 쌍화탕이 대표적이다. 당귀, 황기 등의 약재가 기혈을 보해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육계, 생강 등의 약재들이 몸을 따뜻하게 해 외부의 찬 기운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준다.
감기에 걸리기 전에 미리 복용하면 더 효과적이다.
함소아한의원 노승희 원장은 “찬 바람이 몸을 차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차가운 음식을 먹는 것도 호흡기를 손상시킨다"라며 "식도와 기도는 바로 옆에 붙어 있기 때문에 찬 음식이 식도를 지나면, 주변 기도 점막에도 냉기가 전달돼 점막 온도가 떨어진다. 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이나 차가운 음료를 삼가게 하고, 성인 역시 비염이 있거나 만성 기침이 있을 경우 차가운 음료를 습관적으로 마시는 것은 호흡기에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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