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성폭행" 세 자매에게 가짜기억 주입
교회 장로 징역 4년, 아내인 권사도 징역 3년
가스라이팅 이미지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자신이 속한 단체가 '이단'이라고 공격 당하자 교회 신도인 세 자매에 가짜 기억을 주입해 친부를 성폭행 혐의로 허위 고소하도록 한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길호 판사는 16일 무고 혐의로 기소된 교회 장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A씨의 부인이자 교회 권사인 B씨와 집사인 C씨에게도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역시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종교적 권위를 이용해 20∼30대 교인을 상대로 수개월간 일상적 고민을 고백하도록 하고 통제·유도·압박해 허위 고소 사실을 만들어 피무고자들의 삶과 가정의 평안을 송두리째 망가뜨렸다"라며 "피무고자들을 세 딸과 조카를 성적 도구로 사용한 극악무도한 사람으로 만들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암시와 유도, 집요한 질문을 통해 원하는 답을 듣는 과정을 반복하며 허구의 기억을 주입한 점을 인정할 수 있다"라며 "무고는 미필적 고의로도 범의를 인정할 수 있으며 피고인들은 성폭행 피해가 허위임을 충분히 알고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덧붙였다.
또 "무고 내용은 유아 때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 당했다는 것인데 형법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상 최고 무기징역으로 규정돼 있는 중범죄"라며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범행을 부인하고 용납하기 어려운 변명을 해 반성의 여지를 전혀 찾을 수 없다"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자매 관계인 여신도 3명에게 "친부로부터 4∼5살 때부터 지속해 성폭행당했다"라는 가짜 기억을 믿게 한 뒤 2019년 8월 친부를 성폭행 혐의로 허위 고소하게 한 혐의로 2021년 7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세 자매의 허위 고소 시점이 이들의 부친이 A씨 소속 교회에 대한 이단 의혹을 제기했을 시점으로 파악했다.
A씨 등은 비슷한 시기 또 다른 여신도를 "삼촌으로부터 성폭행당했다"라고 세뇌해 삼촌을 허위 고소하게 한 혐의도 있다.
이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환상을 볼 수 있다거나 귀신을 쫓고 병을 낫게 하는 능력이 있다며 신도들 위에 군림해 선지자 행세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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