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美中 정상회담에 소환된 38년 전 '추억', "이 청년을 아느냐"

- 관영 매체들은 '협력' 강조하며 긍정 평가

美中 정상회담에 소환된 38년 전 '추억', "이 청년을 아느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화춘잉 엑스 캡처 연합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정상회담에 38년 전 추억이 소환됐다. 중국 당국은 양국 정상의 활짝 웃는 모습을 공개하며 친근한 분위기였다는 것을 전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엑스(X·옛 트위터)에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웃으며 대화하는 사진과 함께 두 정상의 짧은 대화를 올렸다.

화 대변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금문교를 배경으로 한 휴대전화 사진을 가리키며 "이 청년을 아느냐"고 물었다. 이에 시 주석은 "오! 맞다"라며 "38년 전이다"라고 답변했다.

해당 사진은 1985년 샌프란시스코의 명소 금문교를 찾은 30대 초반의 청년 시진핑의 모습이었다.

당시 시 주석은 허베이성 정딩현 당 서기 자격으로 미국 농업과 목축 기술 견학 목적으로 아이오와주 농촌 마을을 방문하기 위해 미국을 찾았다가 금문교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겼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소셜미디어(SNS) 위챗·웨이보 등에선 시 주석의 이 사진이 주목을 받았다.

美中 정상회담에 소환된 38년 전 '추억', "이 청년을 아느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985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관광 명소 ‘금문교(Golden Gate Bridge)’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캡처.

관영 매체들은 1년 만에 이뤄진 미중 정상의 만남에 대해 ‘협력’을 강조하며 긍정 평가했다.

신화통신은 “두 정상의 발리 회담에 이어 두 번째 만남으로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 총편집보인 류훙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미는 협력해야 하고, 세계는 중미 협력을 필요로 한다”고 썼다.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가 발행하는 매체 중국경제시보도 “협력하면 양국이 모두 이익을 얻지만 싸우면 모두 손해를 본다”면서 “국제 사회는 중미 정상의 샌프란시스코 회담이 양국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된 발전 궤도로 되돌리기를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회담 장소로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저택 ‘파일롤리 에스테이트’가 선택된 것을 두고 “이런 안배는 중미 정상회담이 결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의 한 ‘부설 양자 행사’나 ‘곁다리(場邊) 회담’이 아니라, 별도의 공식적이고 매우 중요한 정상회담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구시보는 미중 정상회담이 APEC 정상회의 개막 전에 열린 점과 미중 정상이 회담장에 들어가기 전에 레드카펫과 양국 국기, 미 해병대 의장대 등이 준비된 가운데 환영 세션이 간단하기는 했지만 공들여 안배됐다는 점, 바이든 대통령이 외교·무역·안보·기후 등 광범위한 분야의 참모진을 대동한 점에도 후한 점수를 줬다.

중국 SNS에서는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만 무장 중단’을 요구하며 언급했다는 “중국은 결국 통일될 것이고 반드시 통일될 것”이라는 문장이 화제에 올랐다.

웨이보에선 회담 결과가 발표되고 3시간가량이 지난 16일 오전 이 문장을 담은 해시태그가 조회수 3억 8000만회로 1위에 올랐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