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구인구직 플랫폼을 통해 불법 성매매를 알선하는 행위가 버젓이 성행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가짜 알바 정보에 속아 면접을 보러 갔다가 성폭행을 당한 뒤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진 10대 여성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거짓 광고로 구직자를 유인해 성매매를 제안·알선하는 행위를 강력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불법 성매매 알선이 구인구직 사이트에?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7월 사이 구직사이트 알바몬과 알바천국에서 삭제된 성매매업소 의심 구직광고가 1만1996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미성년자를 상대로 거짓 광고를 한 뒤 성매매를 알선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고액의 아르바이트비를 미끼로 미성년자에게 접근한 뒤 성매매를 제안·알선하는 방식이다.
지난 4월 부산에서는 온라인 구직사이트에서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글을 보고 찾아간 한 10대 여학생이 광고를 올린 A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부산지역 여성단체 30여곳은 올해 9월 26일 A씨에 대해 특수강간치사 혐의를 적용하고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지난 9월 27일 구속기소 된 A씨는 2021년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구인구직 사이트에 이력서를 공개해둔 1000여명의 여성에게 연락해 아르바이트 제안을 보냈고 이 중 280여명과 면접을 진행한 뒤 40여명을 유사 성매매업소로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거짓 광고로 구직자를 유인해 성매매를 제안·알선하는 행위를 처벌해 이같은 범죄를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기존법은 성매매 혹은 성매매 알선 등 행위가 행해지는 업소에 대한 구인 광고를 게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위반했을 경우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없는 상태다.
이에 임 의원은 "직업정보사업자들은 자체적인 검열과 감독을 통해 성매매업소 구인공고를 차단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수사기관의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최근 '직업안정법' 제25조에 따라 직업정보제공사업을 하는 자로 하여금 직업소개 과정에서 성매매, 성매매알선 등 행위나 그밖에 음란한 행위가 이뤄지는 업무에 취업하게 할 목적으로 광고를 한 사실 등을 인지했을 때는 지체없이 수사기관에 신고토록 해 구인구직 플랫폼을 통한 성매매 알선 등의 행위를 근절하는 내용의 '성매매알선 등 행위처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관련법 발의..수사기관이 적극 개입 시급
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5일 구인 조건을 속여 구직자에게 성매매 등 알선을 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직업안정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모집에 지원한 구직자에게 성매매 등의 직업을 제안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근거를 두고 처벌 조항도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개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논의중이다.
이 의원은 "플랫폼을 통해 얻은 개인정보로 구직자의 어려운 상황을 악용해 범죄에 이용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되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게 하겠다"며 법안 발의 배경을 강조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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