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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점수 낮춰 2등 채용한 서대문구청 공무원…대법서 유죄 확정

'점수 조작' 전 국장 징역형 집행유예…'채용 청탁' 전직 보좌관 징역 6개월

1등 점수 낮춰 2등 채용한 서대문구청 공무원…대법서 유죄 확정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서울 서대문구청 임기제 공무원 채용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를 뽑기 위해 채용 비리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전직 서대문구 공무원들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위계공무집행방해, 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직 서대문구 환경국장 황모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전직 서대문구청장 정책보좌관 서모씨도 징역 6개월이 확정됐다.

황씨는 지난 2015년 12월 1명을 뽑는 임기제 공무원 채용 과정에서 A씨의 점수가 2등으로 불합격할 처지에 놓이자 1등의 면접 점수를 낮추고 A씨의 점수를 높여 최종 합격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서씨는 황씨에게 "이번 채용 때 A씨를 뽑아줬으면 한다", "A씨를 잘 부탁한다" 등이라 말하며 채용을 청탁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특정인을 합격시키려고 직원들이 보는 자리에서 면접점수를 고친 잘못을 저질러 임용시험의 공정성이 크게 훼손되고 구청 내 상당한 파문과 혼란이 초래됐다는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황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반면 서씨에 대해서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정도로 충분하게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의 판단은 달랐다.
황씨에 대한 원심 판결은 유지하면서도, 서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뒤집고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서씨는 구청장과 친분이 두터운 정책보좌관으로 구청 공무원들 사이에서 속칭 '구청 내 2인자'로 불렸다"며 "서씨의 채용 청탁이 없었다면 A씨와 별다른 관련이 없는 황씨가 이같은 범행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황씨와 서씨가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