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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기… 공매도 내년 하반기에나 풀릴수도

민당정, 고강도 대책 마련 '속도'
외국인·개인·기관 조건 동일 적용
불법 적발 위한 전산 시스템은 내년 상반기에나 논의 시작할듯

민당정이 16일 고강도의 불법 공매도 근절대책 마련에 나선 건 한국 증시의 고질적 병폐인 불확실성을 제거해 국제 신인도를 높여 대내외적 투자 활성화를 유도해 건전한 자본시장을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가 해외와 달리 변동성이 크고,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만큼 개미들의 불리한 투자여건을 교정, 투자 진입장벽의 허들을 균등하게 맞추겠다는 것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불법 공매도 근절대책을 주문한 만큼 후속조치가 신속하게 마련될 것으로 관측된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앞으로도 국회 논의와 공청회, 세미나 등 추가 논의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하고 필요하면 입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외부적 무차입 공매도 실시간 차단 등 불법 공매도를 적발하기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의 경우 내년 상반기에나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 유관기관들이 머리를 맞대 구체적 로드맵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실제 구현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공매도 한시적 금지기간인 내년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에나 공매도 재개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기울어진 운동장 평탄작업 '방점'

민당정은 16일 국회에서 공매도 제도개선 협의회를 열고 한시적 공매도 금지의 후속조치로 개인과 기관투자자, 외국인투자자 간 주식 공매도 조건을 동일하게 적용키로 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우선 공매도 거래를 위해 빌린 주식을 갚아야 하는 상환기간은 개인과 기관 모두 '90일+α'로 통일했다. 또 개인 공매도 투자자의 담보비율을 기존 120%에서 105%로 내리기로 했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 수준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특히 기존 '공매도 조사팀'을 '공매도 특별조사단'으로 확대 개편하는 한편 불법 공매도의 신속한 척결과 조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에 자진신고 시 처벌 감경 및 면제가 가능한 이른바 '금감원 버전 리니언시(Leniency)' 도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해당 개선안은 입법 사안으로, 오는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본격 심의될 예정이다.

■공매도 재개 내년 하반기 미뤄질 수도

특히 '외부적 무차입 공매도 방지'도 개미들의 숙원이다. 당정은 이날 기관·외국인에 대해 전산시스템과 내부통제 기준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외부적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실시간으로 완전 차단하는 시스템 구축에 대해서도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유관기관, 전문가, 투자자 등과 함께 구축 가능성과 대안 등을 추가 검토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전산시스템 모양이 어떻게 될지 등은 앞으로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하며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TF는 내년 상반기에나 꾸려질 예정이어서 세부적 논의 과정과 실제 시스템 구현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은 금감원에 의해 내부 전산시스템 구축이 확인된 증권사만 공매도 주문을 허용한다는 방향이다.
각 기관 내 공매도 전산화 다음 단계로는 외부적으로 불법 공매도를 차단하는 시스템 구축이 있다. 공매도 거래의 92%를 차지하는 99곳 기관 중 외국 기관이 21곳인 만큼 국내는 물론 해외 기관 협조까지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통화에서 "범국가적 시스템을 마련할지, 현재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부터 마련할지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김태일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