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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버지와 사실혼 관계…유족연금 내놔"

"네 아버지와 사실혼 관계…유족연금 내놔"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아버지가 지병으로 사망하자 사실혼 관계였다고 주장하며 유족연금 지급을 요구한 낯선 여성의 등장으로 자녀가 조언을 구했다.

지난 1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이혼한 아버지가 지병으로 돌아가신 딸의 사연이 전해졌다.

자신을 중학교 때 부모님의 이혼 이후 어머니와 살게 됐다는 A씨는 "아버지와 꾸준히 만났다. 공무원이던 아버지는 바빴지만 대학 졸업식까지 올 정도로 저를 많이 아꼈다"면서 최근 A씨의 아버지가 지병으로 사망한 후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접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A씨는 장례식장에서 한 여성으로부터 "너희 아버지와 혼인신고는 안 했지만 10년 동안 부부처럼 함께 살았다. 아버지가 암 말기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간병했고, 보호자란에 내가 배우자라고 기재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내가 사실혼 배우자이기 때문에 아버지 유족연금을 내가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막힌 A씨는 친척들에게 이 여성에 대해 물었으나 "처음 봤다"는 말만 돌아왔다. A씨 할머니는 이 여성을 간병인으로만 알고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유족연금 지급을 정중히 거절했는데, 그러자 얼마 후 이 여성이 검사를 상대로 사실혼 관계 존재 확인 소를 제기했다"면서 유족연금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등을 물었다.

"단순한 동거…사실혼으로 보기 부족해"

사연을 접한 김미루 변호사는 "가족관계증명서상 배우자가 아니면 유족연금은 혼인 관계 존재 확인 판결에 따라 인정되는 때만 지급될 수 있어 이 여성이 해당 소를 제기한 것"이라며 "상대방인 피고가 사망하면 소를 제기하는 사람은 검사를 상대로 청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한 동거 또는 간헐적인 정교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사실혼으로 보기 부족하다"며 "사연의 경우 아버지의 가족 대소사에 배우자로서 그 여성이 참석한 적이 없어 보인다.
주민등록상 주소지 역시 같이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 변호사는 "아버지와 이 여성 사이에 오고 간 생활비 명세가 있는지 등을 확인해봐야 한다"며 "생활비 관련 명세가 없고 아버지의 병원 입원 당시 이 여성이 대신 대금을 납부했거나 장례비용 등의 납부 명세도 없다면 부부라 주장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또 김 변호사는 "사망한 아버지가 생전 그 여성에게 일부 금전적인 지원을 하거나 선물을 했더라도 이는 아버지 의사에 따른 증여이기에 되돌려 받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큰 금원이나 부동산 증여의 경우, 부친 사망 이후 남은 재산이 상속인의 유류분 부족을 가져오고 부친 사망 1년 이내에 그 여성이 증여받았다면 상속인들은 유류분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