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초고액자산가 관리 ICC팀, 은행·증권 허들없애고 상품 협업
개인 최적화 포트폴리오 구축 나서
3년 만에 거대 자산운용팀 성장
2세 멘토링 등 비금융도 강화나서
초개인화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신한은행 ICC(Inestment Consulting & Counseling)팀이 신한PWM패밀리오피스를 방문한 고객 한 명을 위한 1인 세미나를 실시하고 있다. ICC팀은 팀구성 3년 만에 자산 1조4000억원을 운용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신한은행 제공
#1. 국내 상장사 대표 A씨는 최근 고민거리가 생겼다. 고물가 고금리에 회사 운용 비용은 늘었는데 영업이익률은 떨어졌다. 하지만 수십년 경험으로 보면 업황 등락은 늘 있었다. 진짜 고민은 금융상품과 주식의 처참한 수익률이다. 담당 프라이빗뱅커(PB)팀장은 시장 성과가 부진한 결과라며, 시장이 회복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2.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B씨는 하락장이 반갑다. 다이렉트 인덱싱에 기반한 자산관리가 최근의 하락장에서 효과을 발휘했다. 자산 수익률은 소폭 마이너스이지만, 지난해 시장이 -25%(코스피 기준) 수준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시장을 이기고 있다. 매분기 자산을 점검하고, PB팀장과 본부 소속 전문가들과 투자 전략에 대한 생각을 공유한 결과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었다.
최근 금융권에서 개인이 포트폴리오를 조합해 투자하는 다이렉트 인덱싱 상품·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스스로 본인의 투자성향과 리스크 감내도를 감안해 직접 여러 상품을 적절비율로 배분해 초개인형 맞춤형 지수(인덱스)를 만들 수 있어 인기다. 개인이 직접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자산시장 경험과 지식 측면에서는 여전히 어려운 측면도 있다. 본업으로 바쁜 자산가들을 위한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는 차별화돼야 하는데, 최근 이 분야에서 신한은행이 약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 ICC(Investment Consulting & Counseling)팀의 자산관리규모가 1조원을 돌파해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기존 자산관리 모델은 PB팀장이 고객 관계 형성역할은 물론 자산시장을 분석하고 포트폴리오 구성과 리밸런싱을 모두 담당했다. 현장 PB 홀로 고객의 '높은' 기대를 만족시키기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ICC는 은행, 증권의 본부 소속 자산관리 전문가로 팀을 구성하고 현장 PB팀장과 협업한다. 은행(공모펀드, 신탁, 예금 등)과 증권의 다양한 상품(Wrap, 채권, 해외 ETF등)을 활용해 '초개인형 맞춤 다이렉트 인덱싱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ICC를 활용해 자산관리 비지니스를 적극 확장하고 있다. ICC는 은행-증권사의 업권간 허들을 없애고, 고객 입장에서 계열사와 협업 투자상품을 선택하고 있다. ICC팀이 자신들의 수수료보다 고객 수익률만을 고려할 수 있는 이유는 핵심성과지표(KPI)에 고객자산증대 및 수익률 증대만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박재석 신한은행 ICC팀장은 "고객수익률로만 평가받기에 우리는 오히려 수수료가 가장 저렴한 상품을 찾으려 노력한다"며 "수수료가 저렴해야 고객이 가져가는 수익이 높아져 결국 직원들에게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ICC팀에서 관리를 받고 싶은 초고액 자산가들은 별도로 내는 비용도 없다. 100억원 이상을 신한은행에 예치한 경우 누구나 ICC팀의 회원이 될 수 있다.
박재석 ICC팀장은 "팀 구성 당시인 3년 전 고객 0명, 자산 0원으로 시작해 올해 10월 기준 초고액자산 가문 46곳, 자산 1조4000억원을 운용하는 거대 자산운용팀이 됐다"면서 "현재 ICC팀은 7명인데 연말까지 2명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ICC팀은 비금융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자산가들이 2세경영에 관심 수요에 발맞춰 '2세 멘토링 스쿨'도 열었다. 회원 네트워킹 강화를 위해 '와인 클래스'도 개최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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