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방문 등 행보 넓히는 한 장관
출마설에 "중요한 일 열심히 할것"
원희룡·박민식 장관도 복귀 가시화
與 "역할 기대"… 야권은 견제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7일 대구 수성구 스마일센터 방문 중 한 시민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부 장관. 연합뉴스
박민식 보훈부 장관.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내년 22대 총선거 출마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여권에서는 정치적 상징성과 팬덤을 지닌 한 장관의 정계 진출에 높은 기대감을 드러낸 반면 야권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실세 한 장관을 향해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이에 한 장관이 실제 정치권에 등판할 경우 선거판도를 뒤흔들 '핵'이 될 전망이다.
또 윤석열 정부 내각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원희룡 국토교통부·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역시 총선 출마 채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정계 진출 초읽기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한 장관의 총선 등판론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한 장관은 이날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저의 중요한 일을 열심히 하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한 장관은 총선 관련 질문을 받고 "보도나 추측, 관측은 그냥 하실 수 있는 것"이라며 "저는 제가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말씀 정도를 드리겠다"고 했다.
지난 17일 보수 텃밭 대구를 방문한 한 장관은 서울행 열차 탑승시간을 3시간가량 미룬채 시민들의 사진·사인 요청에 응했다. 법무부 측은 단순 정책 행보라는 입장이지만 한 장관이 총선 모드에 들어갔다는 해석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최근 한 장관 아내인 진은정 변호사의 봉사활동 사진이 공개된 것 역시 한 장관의 정계 입문설에 무게를 더했다.
야권에서는 즉각 한 장관이 출마를 위한 자락을 깔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CBS라디오에서 "정치쇼"라고 날을 세웠고,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국회방송 인터뷰를 통해 "공무원의 정치 활동", "사전 선거 운동"이라며 질타했다.
한 장관의 이러한 행보는 사실상 대통령실에서도 일정 부분 용인한 것이라는 평가다.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정치적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민감한 시점에 한 장관이 독자적으로 과감한 행보에 나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다. 특히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내달 대구를 기반으로 한 신당 창당을 예고한 만큼, TK(대구·경북)의 '이준석 효과'에 대적할 존재감 높은 인물로 '한동훈 카드'가 검토되는 분위기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본지에 "양당에 대한 정치혐오가 세서 이 전 대표를 매개로 제3당이 정치지형에 균열을 만들어내는 상황"이라면서 "양당이 혁신하면 신당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만큼 당장 한동훈 카드로 변화를 꾀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보수진영의 소구력이 큰 인물인 한 장관으로 지지층 결집부터 시도하는 그림을 그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與, 스타 장관 역할론에 기대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내년 총선에서의 '한동훈 역할론'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측근의 공정 경쟁을 강조한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날 한 장관 등판론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인 위원장은 "환영한다. 경쟁력 있는 그런 분들이 와서 (당을) 도와야 한다"며 "한 장관이 아직 결정을 안한 걸로 아는데, 결정된다면 참 좋은 일이고 환영한다. 저보다 젊지만 존경한다"고 했다.
한 장관이 선거대책위원장이나 비상대책위원장 등 주요 역할을 맡게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모든 가용 자원을 끌어써야 한다. 한 장관의 험지 출마로 새 바람을 일으킨다면, 중도층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원 장관과 박 장관 역시 내년 총선 정계 복귀가 가시화 되고 있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저격수' 이미지를 구축한 원 장관의 경우, 이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 장관 측 관계자는 "당을 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역구를 두고 고심 중"이라며 "당이 요구하고, 정권이 필요하다고 하면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는 것의 원 장관의 스탠스"라고 전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정경수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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