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CEO 권한을 일시적으로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머스크의 반유대주의 음모론 옹호에 대한 비판이 테슬라 주주들 사이에서 거세지고 있다. 백악관도 최근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X 이탈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20일(현지시간) X 외에 경쟁사인 스레드에 공식 계정을 열었다고 발표했다. AP뉴시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반유대주의 음모론 옹호 발언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머스크가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지 않은 가운데 테슬라 주주들 사이에서는 이사회가 머스크의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며 이사회 압박에 들어갔다.
또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X가 광고철회 사태로 고전하는 가운데 광고계 동료들은 린다 야카리노 CEO에게 X에서 탈출하라고 권고하고 나섰다.
지난주 머스크의 음모론 옹호를 비판하고 나섰던 백악관은 X 경쟁사인 메타플랫폼스의 스레드에 합류했다. 사실상 X를 버리고 스레드로 갈아탄 것이나 다름없다.
혐오 부추긴 CEO, 권한 일시 박탈해라
20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지난 15일 X에 올라온 "유대인들이 백인혐오를 부추긴다"는 음모론 트윗을 리트윗하며 이것이 '실체적 진실'이라고 말해 설화를 일으킨 머스크의 음모론 옹호에 대한 비판이 시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특히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다.
퍼스트아메리칸트러스트 사장 제리 브랙먼은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에게 "지나치게 멀리 갔다"며 경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랙먼은 "나 또한 언론의 자유 신봉론자이지만 상장사 CEO가 혐오를 부추기는 것은 어떤 식이든 용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브랙먼은 이사회가 머스크 권한을 30~60일 동안 박탈하고, 공감훈련이나 치료에 의무적으로 참여토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리더십학과장 제프리 소넨필드도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에게 책임감을 부여해야 한다면서 머스크가 지금 CEO 직위를 갖고 있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테슬라 주주이자 기관투자가들에게 기업 거버넌스 문제를 조언하는 밸류엣지어드바이저스 부회장인 닐 미노는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의 '끔직한 행동'에 따른 브랜드 충격을 평가하기 위한 컨설팅업체를 고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카리노, 탈출해라"
광고계 동료들은 야카리노 X CEO에게 난파선에서 탈출하라고 충고하고 나섰다.
마케팅 컨설팅 업체 AJL어드바이저리 설립자 겸 CEO인 마케팅 업계 베테랑 루 파스칼리스는 숙고 끝에 야카리노에게 X에서 탈출하라는 메시지를 전날 보냈다고 말했다.
파스칼리스는 야카리노의 명성이 퇴색하기 전에 그곳을 떠나라고 충고했다고 덧붙였다.
CNN에 따르면 광고업계에서는 야카리노에게 머스크와 단절하라는 충고가 급증하고 있다.
야카리노는 머스크의 극단주의적 성향으로 인해 광고철회가 봇물을 타는 가운데 머스크를 대신해 X의 새 선장으로 7월 합류했다.
NBC유니버설 광고책임자 출신인 그는 CEO 취임 뒤 발에 땀이 나도록 광고주들을 찾아다니며 이미지 회복에 주력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은 머스크의 15일 발언으로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17일 현재 야카리노의 친정인 NBC유니버설을 비롯해 애플,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등 대형 광고주들이 X 광고를 중단했다.
백악관도 스레드 대열 합류
백악관은 머스크의 음모론 옹호 뒤 다시 붐을 타고 있는 스레드 갈아타기 대열에 합류했다.
백악관은 20일 백악관 공식 계정과 함께 대통령, 영부인, 부통령, 부통령 부군의 공식계정을 스레드에 열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개인 계정도 스레드에 열 방침이다.
스레드는 출범 이후 반짝 상승세를 타다 성장이 정체됐지만 이번 머스크의 설화를 계기로 또 한 번 도약할 기회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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