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날인 17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5일이 지난 아직까지 ‘전 과목 만점’ 소식은 잠잠하다. 주요 재수학원에서도 만점자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 이른바 ‘킬러문항’이 배제됐다는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불수능’에 대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주요 입시업체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올해 수능 전 과목 만점자는 아직 없는 상태다. 보통 수능이 끝난 후 학생들이 가채점하고, 전 과목 만점자가 나오면 교사들 사이에 소문이 나는데 아직 만점자 나왔다는 이야기가 들리지 않고 있다.
물론 공개적으로 만점 소식을 알리지 않는 수험생도 종종 있어 실제 채점 결과가 발표되면 만점자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올해 만점자가 '0명'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고3 재학생, 재수·N수생을 포함해 수험생 약 12만명의 가채점 정보를 보유한 메가스터디교육 관계자는 “재학생 중에선 수능 만점자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메가스터디교육에서 가채점 결과 인터넷 강의를 수강한 재수생 1명이 만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가채점 결과를 부풀리거나 허위로 입력하는 경우도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고3 재학생에서 만점자가 나오지 않으면 2022학년도 이후 2년 만에 ‘현역 만점자’가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문·이과 통합 수능 첫해였던 2022학년도는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어려워 재수생 단 1명만 만점 성적표를 받았다.
재수·N수생까지 포함해 만점자가 나오지 않으면 2011학년도 이후 13년 만의 일로 기록된다. 당시 수능은 언어(현 국어), 수리(현 국어), 외국어 모두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까지 만점자가 1명도 나오지 않은 데는 올해 국어·수학이 모두 '불수능'으로 출제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한 교육 관계자는 "첫 과목인 국어 과목이 어려우면 수험생들은 정신력이 흔들리고, 이후 과목까지 영향을 끼친다"며 "올해엔 '킬러문항'이 배제됐다고 했지만, 지문의 난이도가 높지 않은 대신 선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고민할 요소들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킬러문항'에 대한 정부와 학생들의 이해가 달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사교육을 잡기 위해 킬러문항을 배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6월 모의평가 이후 킬러문항 배제로 출제 기조로 전환되면서 "역대급 N수생 참전"이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올해 수능 난이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킬러문항 없는 수능이라더니 역대급 N수생까지 참전했는데 만점자가 1명도 없으면 '핵불수능' 아니냐", "킬러 없다고 그리 생색내더니 학생들 마음에 상처만 냈다"며 불만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그간 '역대급 불수능'이라고 불린 몇 차례의 수능 속에서도 늘 만점자가 있었던 만큼 보다 더 구체적인 원인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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