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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미국 달러 채택 가능할까... 의회 통과·행정비용 확보 '걸림돌'

밀레이 대통령 공약 실현 의문
해외시장 국채 발행 막혀 난항
전문가들도 "여력 없다" 지적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자인 하비에르 밀레이가 자국 통화인 아르헨티나페소를 버리고 미국달러로 아르헨티나 통화를 바꾸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다음달 10일 임기를 시작해 2027년 말까지 아르헨티나 국정을 책임지게 될 밀레이 당선자는 선거공약으로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철폐를 내건 바 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밀레이는 남미 3위 경제국인 아르헨티나의 고질적인 하이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한 방안으로 중앙은행과 페소를 없애고 아예 미국 달러를 공용통화로 쓰겠다고 선언했다.

재정지출을 감당하기 위한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의 방만한 통화발행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143% 인플레이션을 불렀다는 비판에 대한 대응이다.

그는 대선 유세에서 "페소는 절대 안된다"면서 "그 쓰레기는 심지어 비료로도 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페소와 중앙은행을 철폐하고 미국 달러로 갈아타는 것이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선 의회에서 좌절할 가능성이 높다. 의회는 현재 좌파성향의 페론주의당이 다수당이다. 하비에르와 연정에 나선 마우리치오 마크리 전 대통령이 설립한 중도우파 정당 '함께 변화를'은 상하원에서 소수당이다.

경제적으로도 실현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높다. 달러를 공용화폐로 쓰는 엘살바도르 같은 나라는 경제규모가 훨씬 작아 가능하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상당한 비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아르헨티나가 현재 파산한 상태여서 달러로 바꾸는데 필요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해외시장에서 국채 발행도 막힌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서반구국장 출신인 이코노미스트 알레한드로 베르너는 "달러화를 추진하려면 자본시장에 접근해 페소 전체를 달러로 바꿔야 한다"면서 "아르헨티나는 그럴 만한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