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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비하' 이어 '암컷 발언'까지… 진땀빼는 민주당

당지도부 사과에도 논란 확산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
"의원직 사퇴, 탈당시켜야"

'청년 비하' 이어 '암컷 발언'까지… 진땀빼는 민주당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잇단 설화(舌禍)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당 안팎의 인사들이 정권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해 막말 논란이 나온데 이어, 이번에는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발(發) '여성 비하'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이에 이재명 대표가 직접 엄중 경고에 나섰지만, 여권 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에서도 최 전 의원의 정계 은퇴를 촉구하면서 혼란의 여파가 지속될 전망이다.

그간 정치권에서 선거 전 특정 연령대나 성별에 대한 비하 발언은 각종 선거 승패에도 큰 영향을 미쳐온 만큼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여야 모두 입단속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엔 '여성 비하'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전 의원이 지난 19일 윤석열 정부를 '동물 농장'에 비유하며 "암컷이 나와 설친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최 전 의원은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제가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 발언에 함께 있던 민 의원과 김용민 의원은 폭소했다는 후문이다. 또 최 전 의원은 "윤석열 일가로 표상되는 이 무도한 정권의 가장 강력한 가해자가 되는 길을 가고 싶다. 그렇게 안하면 그 짐승들을 길들이기가 어렵다" 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갔다.

이에 여당은 이들 '3인방'의 제명 및 출당 조치 등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없는 가벼움과 저질스러움에 기가 찬다"고 질타했고, 국민의힘 여성 의원 일동은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하고, 민주당에서 탈당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까지도 '청년 비하 현수막' 논란을 수습하기 바빴던 민주당 지도부는 곤혹스런 표정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치인에게 말 한 마디는 천근의 무게를 지녔다. 언행은 언제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져야 한다"며 최 전 의원의 태도를 애둘러 비판했다. 또한 이 대표는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며 징계 가능성도 내비쳤다.

■선거 뒤흔드는 '막말'


정치권 설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21년에는 "선천적인 장애인은 의지가 좀 약하다"(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 "그런 상태로 총리가 된다면 절름발이 총리"(주호영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여야 모두 지도부에서 장애인 비하 발언이 나와 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받았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터져나온 설화는 선거판도를 뒤흔들 만큼 파괴력이 세다.

2020년 21대 총선 과정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김대호 후보는 "나이 들면 다 장애인"이라는 발언으로 후보에서 제명됐고, 미래통합당은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2012년엔 김용민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가 "노인네들이 시청역에 오지 못하게 엘리베이터를 없애버려야 한다", 2004년에는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이 "60세 이상은 투표하지 말고 집에서 쉬어라"라는 발언으로 '노인 폄훼' 논란을 촉발시켰다.

더구나 민주당은 지난 7월 김은경 전 혁신위원장의 발언이 노인 비하 비판을 받고 동력을 상실, 혁신위가 조기 해산한 경험이 있다.

민주당은 최근 당내 강경파 의원들의 '막말' 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 탄핵론'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경계모드를 취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잃는 등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보수층의 결집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대통령 탄핵은 금지어"라며 "선거를 앞두고는 모든 언행에 신중함이 필요한데, 개개인의 튀는 행동이 선거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