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한국잡월드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선수단 격려 오찬 참석에 앞서 청소년 직업체험관 우주센터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병철 창업회장의 '삼성문화재단'과 이건희 선대회장의 '안내견학교'에 이어 다문화청소년,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방점이 찍힌 이재용 회장표 사회공헌이 베일을 벗었다. '미래동행'을 뉴삼성의 핵심기치로 내세운 이 회장은 "빼놓지 않고 기부를 챙기는 곳이 외국인 노동자 단체인데 외국인 노동자와 아이들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하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삼성은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이라는 CSR 비전 아래 청소년 교육과 상생협력의 사회공헌 활동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앞서 이달 초 2주간 임직원들의 봉사활동을 권장하는 캠페인 활동인 '나눔위크'를 진행했으며, 현재 내년 기부할 기업의 CSR 프로그램을 미리 약정하는 '기부페어'를 개최하고 있다.
삼성·정부·NGO 손잡고 사회적약자 돕기 나섰다
삼성 임직원들이 22일 서울 송파구 삼성물산 래미안갤러리에서 열린 '사회적 약자 지원 CSR 신사업 출범식'에 참석해 CSR 신사업을 소개한 전시월을 관람하고 있다. 삼성 제공
제일기획과 에스원 등 9개 삼성 관계사 는 22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삼성물산 주택문화관 래미안갤러리에서 '사회적 약자 지원 CSR 신사업' 출범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 배진교 정의당 의원을 비롯해 김현준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의 오준 이사장, 이기민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관장 등과 주관사인 제일기획의 김종현 사장, 남궁범 에스원 사장 등 총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출범식에서 삼성은 '삼성 다문화청소년 스포츠 클래스'와 '삼성 시니어 디지털 아카데미' 등 2개의 CSR 신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삼성 다문화청소년 스포츠 클래스는 제일기획이, 삼성 시니어 디지털 아카데미는 에스원이 운영을 맡는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박광온 의원은 "다문화청소년과 노인 세대가 대한민국의 중요한 인적 자원으로서 자기 존중감을 갖고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 발굴에 힘쓰겠다"면서 "제일기획과 에스원은 각 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해 온 기업인 만큼 이번 CSR 사업들도 성공적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희곤 의원은 "국민의힘은 이번 삼성 CSR 신사업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정책으로 풀어낼 수 있는 사안이 있다면 경청하며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배진교 의원은 "다문화청소년을 미래 인재로 육성하고, 노인들이 은퇴 후에도 사회의 일원으로 활약할 수 있도록 정책 발굴에 주력하겠다"며 "이번 삼성 CSR 신사업을 통해 다문화청소년과 노인 세대의 자립과 성장을 지원하는 것에 공감과 지지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김병준 회장은 "이번 CSR 신사업이 다문화청소년과 노인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는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 특히 임직원이 본 사업을 함께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기업 사회공헌의 롤모델이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다문화청소년 몸·마음 건강 챙기는 제일기획
제일기획은 지난 50년간 청소년은 물론 각 세대와 우리 사회 각계 각층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해 광고와 마케팅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사업을 펼쳐온 특성을 CSR에 활용한다.
여성가족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다문화청소년 수는 2018년 12만2000명에서 2022년 기준 16만8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들이 늘어나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되고 있지만, 이들은 여전히 사회적 차별과 언어∙문화적 차이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우울감을 경험한 다문화청소년들도 늘어나 그 비중이 2021년 기준 19.1%에 달하는 등 정체성 및 가치관의 혼란으로 학교생활 부적응, 또래 관계 형성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다문화청소년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제일기획 임직원들은 정부 관계부처, 세이브더칠드런과 협력해 삼성 다문화청소년 스포츠 클래스를 추진을 통해 다문화가정 청소년 몸과 마음의 건강 돌보기에 나선다.
삼성 다문화청소년 스포츠 클래스는 내년 3월 1기 활동을 시작하고, 매년 초·중등학생 대상으로 300명을 선정해 진행한다. 삼성 다문화청소년 스포츠 클래스는 '몸 튼튼 클래스'와 '마음 튼튼 클래스'로 나뉜다. 몸 튼튼 클래스에서는 스포츠 전문 강사들이 주기적으로 다문화청소년들을 찾아가 축구, 농구 등 스포츠 종목을 가르친다. 여름방학에는 다문화청소년들의 협동심을 기르는 하계방학 캠프도 운영한다.
마음 튼튼 클래스는 학교나 사회에서 다문화청소년들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정서적 문제 해결을 위해 심리정서 전문가들과 함께 하는 다문화청소년 전문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울 및 불안도가 높은 다문화청소년은 전문가의 집중 지원과 전문 치료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디지털소외 노인 교육"...디지털격차 줄이는 에스원
삼성은 디지털소외로 불편함을 겪는 노인들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노인들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임에도 단지 디지털을 모른다는 이유로 상품을 살 때뿐 아니라 은행 송금, 증명서 발급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웃돈을 내는 경우가 많다. 또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금융 사기 범죄의 표적이 될 확률이 다른 세대보다 크다.
이에 에스원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정보 보안과 무인 보안 시스템을 고객사에 제공해 오며 쌓은 역량을 디지털 취약 노인들의 교육에 활용하는 '삼성 시니어 디지털 아카데미'를 진행한다.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를 통해 65세 이상의 기초연금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이 교육 대상이다. 에스원은 노인들이 스마트폰과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를 일상에서 제대로 활용하고 나아가 민간∙공공 일자리 취업도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임직원 제안으로 사업 테마 선정...함께 만들어가는 '삼성 CSR'
삼성전자는 전국 사업장에 설치된 나눔키오스크를 통해 5월 한달간 진행한 기부행사인 '나눔의 달' 캠페인으로 2억3000만원 규모의 기부금을 모았다고 31일 밝혔다. 뉴스1
신규 출범한 CSR 사업은 임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삼성은 CSR 중점 추진방향 중 하나인 '상생협력 추구'에 적합한 신사업을 발굴해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임직원들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CSR 신사업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했다. 제일기획∙에스원 등 삼성 9개사(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호텔신라∙삼성웰스토리∙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삼성글로벌리서치)가 지난해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공모한 결과, 약 900건의 아이디어가 모집됐다.
노인 디지털 역량 교육 아이디어를 제안한 강신영 에스원 대리는 "사회가 디지털로 급변하면서 노인들의 디지털 정보격차는 생활의 불편을 넘어 스미싱과 같은 범죄 피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이번에 출범한 노인 디지털 역량 교육은 에스원의 강점을 살려 노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은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이라는 CSR 비전 아래 청소년 교육과 상생협력의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청소년 교육 중심 활동으로는 △삼성청년SW아카데미 △삼성희망디딤돌 △삼성드림클래스 △삼성푸른코끼리와 같이 청소년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전환 지원 △C랩(인사이드·아웃사이드) △상생펀드·물대지원펀드 조성 △협력회사 인센티브 지급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나눔키오스크 등 상생협력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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