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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시절 프락치 활동 강요…국가 상대 3억원 손배소 선고

피해자들 첫 재판서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어…국가로부터 사과 받고 싶다"

전두환 시절 프락치 활동 강요…국가 상대 3억원 손배소 선고
사진=연합뉴스TV

[파이낸셜뉴스] 전두환 정권 시절 고문을 받고 프락치(신분을 속이고 활동하는 정보원) 활동을 강요당한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결론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황순현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2시 이종명·박만규 목사가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 3억원을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 선고기일을 연다.

이들은 1980년대 육군 보안사령부 소속 군인들로부터 동료 학생을 감시하고 이를 보고하도록 강요당했다며 지난 5월 소송을 제기했다.

박 목사는 1983년 9월 육군 보안사령부 분소가 있는 과천의 한 아파트로 끌려가 열흘가량 구타·고문을 당한 뒤 프락치 활동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학군장교(ROTC) 후보생이었던 이 목사도 보안상 연행돼 약 일주일 동안 조사를 받으며 프락치 활동을 강요당했다고 했다.

첫 재판 당시 국가 측 대리인은 이들이 청구한 위자료 금액이 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목사는 "금전적인 목적보다 국가로부터 분명한 사과를 받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소송을 냈다"며 "죽음의 문턱 앞에서 진술을 강요당하고 고립됐던 일이 트라우마가 됐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역시 "우여곡절 끝에 목회 생활을 하고 있지만 위기가 오면 트라우마가 와 앞이 캄캄해지고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며 "국가로부터 폭력에 대한 사과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화위)는 '대학생 강제징집 및 프락치 강요 공작 사건'에 대해 조사한 뒤 이들이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으로 인권을 침해당했다는 결정통지서를 법원에 보낸 바 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