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인권 표지. 태학사 제공
[파이낸셜뉴스] 법학자가 바라본 기업의 역사는 어떠할까. 나디아 베르나즈 교수의 저서 '기업과 인권'이 출판사 태학사에 의해 국내에 출간됐다.
태학사는 22일 "신간 '기업과 인권'은 기업과 인권의 역사적 배경과 사건, 소송 사례들을 검토하며, 국제인권법과 국제형사법이 글로벌 기업에 대해 갖는 관련성을 탐구해 나간다"라고 밝혔다.
저자 나디아 베르나즈는 네덜란드 바헤닝언대학교 법학과 교수이다.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학교에서 국제법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7년에 출간된 이 책은 주요 외신에서 '중요 인권법 저서'로 선정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전현직 멤버, 법 전문가 등이 국내에서 번역을 맡았다.
이 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부터 환경·사회·지배구조(ESG)까지 유사한 개념과 이론들을 살펴보고, 노예무역이나 기후위기와 같은 ‘기업과 인권’적 사건들을 예로 들면서 어떻게 사건이 법제화되었는지를 알려준다.
‘기업과 인권’이 상대적으로 새로운 연구 영역일지라도 그 관계의 시작은 노예무역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저자는 책을 통해 "유럽 국영 기업이 부유한 자원의 땅에 대해 자행한 식민지화와 야만적 착취, 대서양의 노예무역, 산업혁명 및 세계대전 모두 기업의 활동과 관련된 심각한 인권침해를 증대시켰다"라며 "식민지화나 전쟁 과정에서 기업의 역할이 지나치게 강조되어서는 안 되지만, 정복과 식민지화가 이를 통해 사업 기회를 엿본 사업가들에 의해 장려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이 책의 1부가 ‘역사적인 장면들’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이유이다. 이 책은 기업의 인권침해 역사를 체계적으로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으며, 가장 중요한 시기, 사건, 소송 사례를 바탕으로 인권과 기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 책의 핵심인 2부는 기업이 인권에 끼친 악영향에 대해 제기된 도전과 이 분야의 진전을 강조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각국의 국내법과 정책을 다루며 기업의 책임을 더 높은 수준으로 달성하기 위한 국내·국제적 집행 메커니즘을 통해 그 방향성을 모색한다.
출판사는 "이 책은 이러한 전 지구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요소인 역사적·법적·정책적 지식 함양을 염두에 두고 쓰였기 때문에 ‘기업과 인권’이라는 큰 흐름을 이해하고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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