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순익 6903억 9.5% ↑
하나, 中 '리오프닝' 효과
신한카자흐스탄 8배 성장
우리는 브라질·유럽서 적자
올 3·4분기 4대 시중은행 해외 법인이 전년 대비 높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령이 해제되면서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실적이 특히 크게 뛰었다.
신한은행은 신한카자흐스탄은행 실적이 8배 가량 급증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중국 및 홍콩 성적이 비교적 괜찮았던 데다 브라질과 유럽에서 큰 적자를 보여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한 역성장을 기록했다.
■ 국민·하나 '일등 공신'은 중국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사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올 3·4분기 해외 법인에서 거둬들인 순이익은 6903억원으로 집계됐다. 6302억원이던 전년 동기와 비교해 9.5% 증가한 수치다.
은행 별로는 국민은행이 전년 동기 274억원이던 해외 법인 순이익을 올 3·4분기 493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여전히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수치상 가장 낮지만 79.7%라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82억원 적자를 봤던 KB국민은행 중국유한공사가 무려 251억원 흑자로 돌아섰고 미얀마 법인 2곳(KB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 KB미얀마은행)도 각각 4억원, 22억원의 흑자를 봤다. 다만 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 KB부코핀은 전년 동기(-1505억원) 대비 폭은 줄였지만 여전히 958억원 적자였다. 캄보디아 법인 KB프라삭의 순이익도 전년 동기(1780억원)에 비해 올 3·4분기 1173억원으로 607억원 줄었다.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보인 하나은행 역시 중국 시장에서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해외 법인 순이익이 807억원이었는데 올 3·4분기 1065억원으로 31.9% 높아졌다. 이 중 특히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순이익이 지난해 13억원 적자였다가 올 들어 193억원 흑자를 냈다.
이외 캐나다KEB하나은행·독일KEB하나은행·브라질KEB하나은행·KEB하나로스엔젤레스파이낸셜·KEB하나글로벌재무유한공사·러시아KEB하나은행·Hana Bancorp, Inc·멕시코KEB하나은행 등 하나은행이 가지고 있는 대다수 해외 법인이 올 들어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인도네시아 법인 PT Bank KEB Hana만 실적이 약 32%(316억원→282억원) 줄었다.
■ 해외 실적 1, 2위 '엇갈린 희비'
해외 법인 실적 '1위 왕좌'는 신한은행이 차지했다. 지난해 3·4분기 순이익 3091억원에서 올해 3502억원으로 13.3% 높아져 2위와 격차를 벌렸다. 특히 신한카자흐스탄이 '효자 노릇'을 단단히 했다. 지난해 순이익 56억원에서 올해 447억원으로 8.0배 껑충 뛰었다. 일부 국가에서 실적이 낮아지기도 했지만 신한베트남은행 실적도 1447억원에서 1847억원으로 약 400억원 늘며 이를 상쇄했다.
이와 달리 업계 2위인 우리은행은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해외 법인 순이익이 줄었다.
올 3·4분기 순이익은 1843억원으로 전년 동기(2130억원)와 비교해 13.5% 낮아졌다.
지난해에도 이미 300억원대 흑자를 기록한 중국우리은행이 '리오프닝'으로 인한 이익을 크게 보지 못한 반면 브라질우리은행과 유럽우리은행의 적자 폭은 훨씬 깊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각각 7억원 적자에서 올 3·4분기 30억원대 적자가 됐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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