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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아버지 멋지죠?" 멋모르고 자랑한 '친일파 훈장'..건국훈장과 뭐가 다를까

온라인 달궜던 '친일파 훈장' 인증사건 재소환

"우리 할아버지 멋지죠?" 멋모르고 자랑한 '친일파 훈장'..건국훈장과 뭐가 다를까
누리꾼들이 자신의 할아버지가 받은 훈장이라며 공개한 사진들(왼쪽부터 한국병합기념장, 대만주국 건국공로장). 해당 메달들은 친일파 훈장으로 여겨지는 훈장들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파이낸셜뉴스] 과거 온라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친일파 훈장' 인증 사건. 최근 들어 해당 이슈가 다시금 화제를 모으면서 국가에서 수여하는 건국훈장과 차이점에 대해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건국 훈장 받으신 할아버지" 자랑했는데 '대만주국 건국공로장'

건국훈장은 건국의 공로나 국가의 기초를 공고히 하는 데에 이바지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대한민국의 훈장이다. 의미 또한 친일 훈장과 차원이 다른데, 메달의 외형마저 틀이 달라 구분하기가 쉽다.

그러나, 건국훈장 등 국가가 수여하는 훈장에 관심을 갖지 않은 이들은 이를 잘 알기 쉽지 않은데, 실제로 훈장을 구분하지 못해 친일 훈장을 인증하는 웃지 못한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처음 게시물을 접한 이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으나, 얼마 안 가 친일의 증거라는 점을 알게 되면서 누리꾼들의 반응은 점점 차가워졌다.

앞서 해당 이슈들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해졌다.

당시 작성자 A씨는 "이사하다 발견했다"라며 "할아버지의 물건 같다. (훈장 뒤에) 건국이라고 쓰여있는 것 같은데 건국 유공자셨던 건가"라고 질문했다. A씨는 그러면서 할아버지의 훈장으로 보이는 메달을 공개했다. 당시 훈장을 처음 본 누리꾼들은 "멋있다", "조부께서 군인이셨던건가"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친일의 증거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선은 점점 안 좋게 굳어갔다.

A씨가 공개한 훈장은 '대만주국 건국공로장'이다. 1931년부터 1934년까지 중국 동부에 있는 만주 식민지화에 공이 있는 사람들을 치하하고자 만든 훈장이다. 약 5만명에게 수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 훈장은 일제와 협력해 만주를 찬탈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일종의 '친일파'라는 증거로 해석된다.

또 다른 훈장 공개했다가.. "뼛속까지 나라 팔아먹은 조부" 인증

이듬해 A씨는 자신이 공개한 훈장이 친일의 의미를 갖고 있을 줄 몰랐다며, 친일 관련 명단에서도 할아버지의 성함을 확인해 놀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훈장을 공개했는데, 국화 문양 아래 오동나무와 이화(자두꽃)이 새겨진 금빛 훈장 사진을 올렸다.

하지만 해당 훈장 역시 친일의 증거품이었다.

확인 결과, 이 훈장은 한국병합기념장(韓國倂合記念章)으로, 1910년 8월 한일 병합 조약 체결과 이를 기념하기 위해 1912년 수여한 훈장이었다. 수여 대상은 △한국 병합 사업에 직접 및 수반한 중요 업무에 관여한 자 △병합 당시 조선에서 근무하던 관리 및 관리 대우자 및 한국 정부의 관리 및 관리 대우자 △종전 한일 관계에 공적이 있는 자다. 즉, 고위 친일파에게 수여하던 훈장인 셈이다.

최근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친일파 증거인 걸 안 이상 충격이 장난 아닐 듯싶다", "우리 할아버지가 저랬으면 기분 이상하겠다", "생전에 뼛속까지 나라 팔아먹으셨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우리 할아버지 멋지죠?" 멋모르고 자랑한 '친일파 훈장'..건국훈장과 뭐가 다를까
왼쪽부터 대한민국장, 대통령장, 독립장, 애국장, 애족장. 공공누리 갈무리

우리 건국훈장은 '무궁화엽환'으로 시작

훈장의 구성만 제대로 알면 두 훈장에 대해 혼란을 겪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훈장의 형상은 대체적으로 4~10개 정도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중 메달 테두리의 뾰족한 부분부터 다양한 색깔과 무늬의 모양이 조합돼 있다. 이중 '건국훈장'을 예시로 들면 건국훈장은 맨 위 '무궁화엽환'을 시작으로 '태양지', '대지', '서지', '자옥', '승환', '태극' 등의 7가지의 특징을 갖고 있다. 각 특징마다 '국위 선양', '국민의 높은 기개', '노고가 찬연히 빛남', '노고의 결실', '민족의결속', '대한민국' 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

한편 '건국훈장'은 1949년 4월 27일 대통령령 '건국공로훈장령'이 공포되면서 제정됐다. 다만, '건국공로훈장령'은 1963년 12월 14일 '상훈법'이 제정되면서 폐지됐다. 건국훈장은 1등급 '대한민국장'부터 △2등급 대통령장 △3등급 독립장 △4등급 애국장 △5등급 애족장 등으로 나눠진다. 이중 2021년 1월 기준 대한민국장을 수여받은 인물은 총 59명이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이승만, 김구, 안중근, 윤봉길, 엄홍도, 유관순 등이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또한 1983년 수여받았으나 취소됐다.

이외에도 대한민국 훈장으로는 '무궁화대훈장', '국민훈장', '무공훈장', '근정훈장', '보국훈장', '수교훈장', '산업훈장', '새마을훈장', '문화훈장', '체육훈장', '과학기술훈장' 등이 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