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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만찬 두번' 환대 받은 尹대통령 "英은 혈맹의 동지" 화답 [尹대통령, 英 국빈방문 마무리]

국왕 이어 런던금융특구시장 만찬
해외순방 국빈만찬 두번은 이례적
경제·안보·문화 등 최적 파트너로
尹대통령, 나흘 내내 英 도움 강조

'공식만찬 두번' 환대 받은 尹대통령 "英은 혈맹의 동지" 화답 [尹대통령, 英 국빈방문 마무리]
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 길드홀에서 열린 런던금융특구 시장 주최 만찬장에 입장하며 왕실 근위대를 사열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런던(영국)=서영준 기자】 영국을 국빈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국빈만찬과 런던금융특구 시장이 주최하는 만찬 등 공식만찬 일정만 두 번 소화하며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에서 국빈만찬은 한번으로 끝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영국이 윤 대통령을 얼마나 극진히 환대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왕·런던금융특구시장 만찬

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런던금융특구 시장 주최 만찬에 참석했다. 런던금융특구는 런던시의 독립적인 특구로, 런던 시장과 별도의 로드메이어(시장)로 선출된다. 특구 내에서 국왕에 이어 의전서열 2위의 특별대우를 받는 로드메이어는 영국 금융을 홍보하고 금융서비스 분야에 대한 정부 자문을 담당한다. 따라서 영국은 전통적으로 외국 정상을 국빈초청하는 경우 로드메이어가 영국 왕실과 정부를 대표해 만찬을 주최한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찰스 3세 국왕이 버킹엄궁에서 주최한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국빈만찬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참석자들의 면면이다. 국빈만찬에 한국 정부는 과학기술 전문가들을, 영국 왕실은 블랙핑크 멤버 4명을 초청했다. 블랙핑크의 경우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 기간 찰스 3세 국왕으로부터 대영제국훈장(MBE)을 받기도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국빈만찬은 양국 정부가 함께 그리고 구상하고 있는 양국 관계의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영 관계의 첨단 미래과학기술과 양국이 문화·예술·스포츠 부문에서도 긴밀히 교류하고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상징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전 혈맹의 동지 英 잊지 않아

윤 대통령은 영국 국빈방문 기간 내내 과거 한국전에서 큰 도움을 준 영국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영국은 한국전 당시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8만명 이상의 군대를 파병해 한국의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데 도움을 줬다.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는 올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의미를 되새긴 기회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찰스 3세 국왕이 버킹엄궁에서 주최한 환영오찬에서부터 한국과 영국이 한국전에서 함께 싸운 혈맹임을 상기시키면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평화 수호를 위한 영국 장병들의 숭고한 헌신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환영오찬을 마친 윤 대통령은 곧바로 한국전 참전기념비를 찾아 헌화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영국 병사들의 용기와 헌신이 한국의 자유와 번영의 토대가 됐다며 앞으로 영국 참전용사들과 가족, 후손들을 각별히 예우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영국에 대한 감사 표시는 의회 연설과 국빈만찬에서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영어로 한 연설에서 임진강 설마리전투에서 공을 세운 영국의 글로스터 1대대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행동으로 기억된다'라는 글로스터 부대의 구호처럼 영국군의 숭고한 희생은 한국인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회 연설 중 윤 대통령은 한국전 참전용사이자 한국의 명예 보훈장관인 콜린 태커리 옹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국빈만찬의 답사에서도 윤 대통령은 한국전에 참전한 윌리엄 스피크먼 병장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영국 장병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대한민국은 정치적으로 자유롭고 경제적으로 번영하며 문화적 융성한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한국과 영국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를 나눈 혈맹의 동지다.
우리가 미래를 위해 함께하지 못할 일이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역설했다.

한국전을 함께 치른 혈맹의 동지는 양국이 새로운 100년을 약속한 다우닝가 합의가 서명될 한영 정상회담 자리에서도 인용됐다. 윤 대통령은 "저는 양국이 그야말로 혈맹의 동지이기 때문에 경제 협력이라든지 과학기술 협력에 있어서 우리가 못할 일이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