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 사흘만에 검거된 김길수 /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탈주범' 김길수의 검거와 관련한 경찰관 특진을 두고 검거에 직접 참여한 강력팀 형사가 직접 특진자 결정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최초 특진대상은 검거팀 형사, 이후 검거팀 추가
현장에서 김길수를 검거했던 경기 의정부경찰서 소속 A경사는 지난 22일 오후 6시께 경찰 내부망에 '김길수 특진 과정의 진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해당 글에서 "감시조 팀에서 공중전화 번호를 전파한 것은 사실이다. 당연히 기여를 한 것은 맞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김길수를 검거한 뒤 승진 대상자를 누구로 할지 도경에서 연락이 왔다. 팀장과 동생들의 배려로 제가 승진자로 결정돼 도경에 보고됐다"라며 "그러나 이후 김길수 지인들의 감시를 맡았던 팀에서 공적이 있다고 주장해 감시팀 소속 B경위도 함께 승진 대상자로 올랐다"라고 설명했다.
갑자기 특진 대상자 이선주 경사로 결정 '통보'
하지만 이후 A경사도 B경위도 아닌 이선주 당시 경사가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A경사가 경위를 묻자 감시팀장은 "위에서 찍어서 내려보낸 지시라 모른다"라고 답했다. 형사과장은 "당연히 김 경사를 상신하려고 했는데 감시팀에서 극렬하게 반대해 어쩔 수 없이 이 경사로 바꿨다"라고 했다.
이에 A경사는 "검거팀에는 어떤 의견 청취, 통보, 언질도 없이 과장님과 감시팀이 수십 분 사이에 특진 대상자를 바꿨다"라며 "말 그대로 계급장을 강취당했다"라고 분노했다.
그는 "형사 생활을 하면서 탈주범을 잡는 것은 로또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의 크나큰 행운이자 영광"이라면서 "그런데 탈주범을 잡고도 다른 팀에 이런 식으로 강취당하는 것이 로또보다 더 큰 확률"이라고 반발했다.
또 "언론에는 '팀 공적'이라고 갑자기 말을 바꾸고 있다"라면서 "제발 거짓말은 하지 말라"라고 토로했다.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과는 23일 오전 경찰 내부망에 "서울구치소 도주 피의자 검거 유공자 특진 관련 논란이 일어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며 "특진 대상자 선정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거한 형사들 버림받았다" 특진논란 확산
한편 김길수 검거 특진 관련 논란은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익명의 작성자는 "김길수를 현장에서 검거한 형사는 버림받았다"라며 "몇 날 며칠 밤을 새우며 추적해 현장에서 김길수를 잡은 형사는 특진 명단에서 제외된 채 아무 쓸모 없는 표창 하나로 끝났다"라고 지적했다.
작성자는 저항하는 김길수를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서 체포한 이들이 특진하지 못하고 경찰청장 표창을 받은 데 대해 불만을 터트렸다.
당시 김길수를 체포한 다른 강력팀 형사 2명은 특진은 물론 표창도 수여되지 않았다.
반면 김길수 지인의 통신내역을 분석해 김길수를 찾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의정부경찰서 이선주 경사와 안양동안경찰서 김민곡 경장은 각각 경위, 경사로 특진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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