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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 코앞인데 버스타면 30분" 원성 자자한 울산버스 개편 돌입

시민불편 큰 62개 노선 폐지·단축
순환·출근노선 등 생활맞춤 개편
해마다 쌓인 적자 일부해소 기대

"목적지 코앞인데 버스타면 30분" 원성 자자한 울산버스 개편 돌입
울산 청량읍 율리 차고지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울산 지역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가 적자노선의 재정 지원 속에서 그동안 수익성 위주의 노선 운행으로 시민불편이 가중되자, 대대적인 노선 개편에 착수했다.

26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해마다 적자 규모가 증가하면서 울산 지역 시내버스는 수익 극대화를 위한 굴곡 노선과 중복 노선, 장거리 노선으로 복잡하게 얽혔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배차 간격 등을 충분히 고려해서 집을 나서더라도 승용차나 택시와 비교해 대기 시간과 이용 시간이 너무 오래 길어지는 불편을 감수해왔다.

울산 북구 농소3동 거주 60대 주민은 "타고 가는 시내버스가 길 건너 10분 거리의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 30분이나 멀리 돌아서 가더라"라며 "아무리 수익을 고려하더라도 이해가 되지 않는 노선"이라고 하소연했다. 울산시는 이 같은 시민 불편을 해소하면서 시내버스의 환승 노선체계 구축과 버스 승객 유도, 운송비용 절감 등을 목적으로 하는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추진 중이다.

시는 이번 노선 개편에서 문제가 많은 중복, 장거리, 굴곡 노선 30개를 폐지하고 32개 노선은 단축한다. 대신 순환노선 신설, 직행좌석노선 확대, '다람쥐 노선' 신설, 생활·관광밀착형 노선 신설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울산에 처음 도입되는 3개의 순환노선이다. △교육청~국가정원교~문수로~공업탑~번영로~중구청'을 잇는 도심 맨 안쪽의 1번 노선, △태화교~시청~수암로~시외버스터미널 등을 연결하는 중간지역 2번 노선, △산업로~신복교차로~문수로~태화강역 등 도심 외곽 주요 지점을 연결하는 3번 노선이다. 시 관계자는 "순환노선은 모두 태화강 남북을 잇는 코스로, 환승을 이용하면 관광객도 시내버스만을 이용해 울산의 주요 관광지를 빠르게 오갈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직행좌석노선은 기존 9개에서 6개를 추가, 15개 노선으로 확대된다. 방어진, 청량읍 율리, 경주 모화, 온양읍 남부노인회과, 북구 달천, 매곡 등 외곽에서 도심으로 곧바로 연결한다. 중간 정류장 수를 줄여 외곽에서 도심까지 30분 이내 도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람쥐 노선'은 출근 시간에 특화된 노선이다. 아침 출근길 직장인이나 등굣길 학생이 많은 노선만을 빠르게 오가는 방식이다. 성안동 청구아파트~태화루, 공업탑~테크노산단 등 2개 노선이 시범 설치된다. 생활밀착형 노선은 9개 노선을 신설하는 것으로, 마을과 마을 사이,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주요 시설까지 짧은 거리지만 이용객이 많은 구간에 만들어진다.

관광밀착형 노선은 시 외곽에 있는 간절곶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남창역과 서생역 등 동해선과 연결해 설치된다. 다만 요청이 많았던 간절곶~태화강~국가정원~장생포 고래특구~대왕암공원 등 주요 관광지를 한 번에 연결하는 노선은 제외됐다.


울산시는 노선 개편이 완료되면 배차 간격은 기존 평균 31분에서 27분으로 4분 감소하고 이용객도 하루 2만 700명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운송원가도 현재보다 연간 16억1700만원 감소할 것으로 기대돼 재정지원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용객 빅데이터와 교통 분석을 토대로 개편안을 마련했다"라며 "기존 버스를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운송수입금 증가와 서비스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ulsan@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