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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동향 풍향계'는 이제 아마존...UPS, 페덱스 제치고 최대 택배업체 부상

[파이낸셜뉴스]
美 '경기동향 풍향계'는 이제 아마존...UPS, 페덱스 제치고 최대 택배업체 부상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전통적인 물류 강자인 UPS와 페덱스를 제치고 미 최대 택배업체로 부상했다. 사진은 '사이버먼데이'인 27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롭슨빌의 아마존 물류센터. 로이터뉴스1


온라인 쇼핑업체 아마존이 대표적인 물류업체인 UPS, 페덱스를 제치고 미국 최대 물류업체로 부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이하 현지시간) 아마존이 소포 배달 물량으로 UPS와 페덱스를 제치고 미 최대 물류배송 업체로 등극했다고 보도했다.

물류업체는 그 특성상 경기동향을 먼저 보여주기 때문에 '경기동향 풍향계'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이제 미 경기동향 풍향계는 UPS나 페덱스가 아닌 아마존이 그 역할을 하게 됐다는 뜻이다.

이미 2020년 미 택배물량으로 페덱스를 제친 아마존은 지난해 UPS마저 앞질렀다.

올들어서도 격차를 점점 더 벌리고 있다.

아마존, 올해 미국서 소포 59억개 배달 전망


택배 물량으로는 여전히 미 우체국(USPS)이 최대 택배업체이기는 하지만 USPS는 이들 3개 택배업체의 택배까지 대행해주고 있어 성격이 조금 다르다.

이번에 다시 사상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는 추수감사절 온라인 쇼핑을 제외하고도 아마존은 올들어 미국에서 48억개가 넘는 택배 물량을 소화했다.

내부 추산으로는 올해 전체로 약 59억개 택배 물품을 배송할 전망이다. 지난해 52억개에서 7억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물량은 아마존이 처음부터 끝까지 배달한 택배만을 계산한 것이다. 반면 UPS와 페덱스 배달 통계에는 최종 단계에서 USPS가 위탁 받아 배달한 택배도 포함돼 있다.

UPS는 미 우체국을 통해 위탁 배달되는 물량을 더해도 올해 미국내 택배 물량이 지난해 기록한 53억개를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배달 물량은 34억개였다.

페덱스는 지난 3월 31일 마감한 회계연도 1년 동안 배달한 물량이 30억5000만개였다.

UPS·페덱스, 물량 경쟁 포기


아마존이 택배물량을 계속 늘리며 치고 나가자 UPS와 페덱스는 물량 경쟁을 포기했다. 대신 부가가치가 높은 택배에 집중하기로 전략을 바꿨다.

페덱스와 UPS는 아마존과 협력해 아마존 물량을 나눠 배달하기도 한다.

페덱스는 2019년부터 아마존 택배 물량 일부를 맡아 배달하고 있고, UPS의 경우 매출 약 11%가 아마존이 맡긴 택배 물량이다.

물량경쟁을 포기한 UPS, 페덱스는 아울러 의료용품, 소규모 업체들의 배송 등 마진이 높은 택배로 방향을 틀고 있다.

팬데믹이 계기


아마존이 전통적인 택배 강호인 UPS와 페덱스를 제치고 최대 택배업체로 성장한 계기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다.

아마존 온라인 쇼핑이 폭증하는 가운데 아마존은 팬데믹 초기 자사의 온라인 쇼핑 강화에 베팅했다.

수백개 창고를 새로 만드는 등 물류센터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이듬해인 2021년 후반 물류센터 규모는 2배로 늘었다.

아마존은 물류 지역화를 통해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개선했고, 덕분에 온라인 주문도 덩달아 늘었다.

또 지역거점을 통한 배송망으로 수익성도 높였다.

그러나 UPS, 페덱스 등처럼 물품을 가정 등에서 수거해 배송하는 역과정에서는 더디다는 단점은 아직 극복하지 못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