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서울 호텔거래 역대 최대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 기대"
호텔이 투자시장에서 이른바 '귀하신 몸'으로 변신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기피 1호' 자산이 됐지만 지금은 수익성과 미래 가치가 높은 곳으로 떠오른 덕분이다. 한류 열풍은 물론 원화 가치 하락으로 한국이 '가성비 좋은 관광지'로 인식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고, 중국의 단체관광 허용으로 투자 매력도 한층 높아졌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라스테이 마포의 10월 객실점유율(OCC)은 약 90%에 이른다. 통상 비즈니스호텔의 손익분기점이 50~60%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수익이 예상된다. 객실단가지수(ADR)도 15만원 중후반대로 나타났다.
지난 9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이날부터 투자자 투어를 시작한다.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고 있는 자산인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운용은 해당 자산을 리츠(부동산투자회사) 형태로 매입할 전망이다.
신라스테이 마포는 호텔신라가 15년 간 책임임차를 맡았는데 임차기간이 7년가량 남았다. 앞서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2013년 개발 단계에 있던 신라스테이 마포를 1200억원대에 사들인 바 있다.
몸값으로 약 5000억원이 거론되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도 매물로 나왔다. 캐나다의 대체투자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자산운용은 다음달 13일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1차 입찰을 실시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신라스테이 서대문의 매각자문사에 존스랑라살(JLL)을 선정했다. 내년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상반기 안에 딜을 클로징(종료)한다는 목표다. 신라스테이 서대문은 한국투자공사(KIC)가 고유자산으로 투자한 곳이다.
제주 베스트웨스턴호텔은 IBK자산운용이 세빌스코리아를 자문사로 선정해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신제주에 자리 잡은 이 호텔은 2019년 하반기 평균 87%에 육박하던 OCC가 2020년 61%로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평균 78%까지 회복했다. 같은 권역에 있는 신라스테이 제주의 경우 매각 절차를 중단하고, 펀드 만기를 연장했다.
부산 해운대 L7 개발 건도 매물로 나왔다. 이스턴투자개발은 해운대 L7 개발과 관련, 매각주관사에 딜로이트안진을 선정했다. 해운대 L7은 롯데호텔의 4성급 비즈니스호텔로, 이스턴투자개발이 개발한 해운대 신라스테이 맞은 편에 위치했다.
앞서 신라스테이 광화문이 있는 광화문G타워는 최근 신한리츠운용이 인수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상장리츠인 신한서부티엔디리츠가 편입할 전망이다. 나인트리호텔 명동II는 올해 싱가포르 홍릉그룹의 부동산투자개발회사 CDL에 팔렸고, 나인트리호텔 동대문은 신한리츠운용이 사들였다.
스타메이트 부동산연구소가 발행한 2022년 호텔(서울·제주)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호텔 거래 규모는 역대 최대인 2조4122억원을 기록했다. IB업계 관계자는 "MZ세대 외국인 관광객은 명품 쇼핑보다 체험에 관심이 많다. K팝 콘서트 등을 즐기는 것이 대표적 사례"라며 "외국인 관광객 급증에도 면세점 시장은 회복이 더디지만 호텔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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