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설치된 이완용의 친일 행적을 기록한 비석. 지난 28일 철거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세금 250만원 들여 세운 친일파 이완용(1858-1926)의 생가터 비석이 논란 끝에 일주일 만에 철거됐다.
당초 후대에 경각심을 주자는 취지에서 세운 비석이지만, 기념비와 유사한 외관 때문에 잘못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결국 철거가 진행됐다.
지난 28일 성남문화원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세워진 이완용 친일 행적 비석을 철거했다고 밝혔다.
해당 비석은 △가로 75cm △세로 112.5cm 크기로, 이완용의 일대기가 425자로 적혀있었다.
대표적인 문구로는 ''이완용은 1858년 백현리에서 가난한 선비 이호석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9세 때 일가인 이호준에게 입양되었다'는 개인사와 '을사늑약 후 내각총리대신이 돼 매국 내각의 수반이 되었다', '나라를 팔아먹은 대가로 엄청난 재산을 축적했다' 등의 친일 행적이 담긴 내용이 적혔다.
그러나, 비석이 세워졌다는 소식이 들리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완용을 기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온라인 역시 누리꾼들은 "세금이 너무 아깝다", "누가 도대체 세우자고 한 것일까", "비석에 새길 인물이 그렇게도 없었나"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결국 문화원 측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미흡했다며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한 뒤 이날 비석을 철거를 감행했다.
이에 대해 성남문화원 관계자는 "주민 반발에 거세 철거했다. (철거 비용은) 선조치한 사항으로 아직 알지 못한다"라고 밝혔으나, 이중으로 세금이 나간 것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2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의 한 유치원 인근에서 철거업체 관계자들이 이완용 생가터 푯돌을 철거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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