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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화재시 인명피해 큰 이유는?.."무조건적 대피가 피해 키워"

아파트 화재시 인명피해 큰 이유는?.."무조건적 대피가 피해 키워"
부산 부산진구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날이 춥고 건조해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아파트 화재 사고 예방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아파트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 10건 중 약 4건은 대피 중 발생해 대피 요령을 적절히 숙지해야 한다. 소방당국은 아파트 화재 피난안전대책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안전을 강화하고 있다.

아파트 화재 3년간 8360건…대피 중 인명피해 약 40%
30일 소방청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3년간 아파트에서는 발생한 화재는 총 8360건이다. 인명피해는 1040명 발생했는데 사망 98건·부상 942건이다. 재산피해도 340여억원에 달한다.

연도별로 구분하면 △2019년 2886건(사망 28명·부상 273명) △2808건(사망 36명·부상 328명) △2666건(사망 34명·부상 341명) 발생했다. 매년 25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인명피해 발생유형이다. 전체 인명피해 중 대피 중에 발생한 사례가 사망 49명·부상604명으로 39.1%에 달한다. 화재진압시 발생하는 인명피해는 18.1%, 구조요청시 발생하는 인명피해는 11.3%로 대피 중에 비해 적은 비중을 차지했다.

실제로 지난 3월 6일 수원의 한 아파트 1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상층 입주민들이 대피하던 도중 연기에 의해 1명이 사망했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불은 다른 층으로 번지지 않았고, 40여분만에 모두 꺼져 오히려 집 안에 대기하는 편이 안전할 수 있던 상황이었다.

안전한 대피요령은?
화재가 발생할 시 무조건 대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파트의 경우에는 무조건적인 대피가 오히려 피해를 키울 수 있다.

소방청은 다른 집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자기 집으로 화염이나 연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세대 내에서 대피하며,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을 닫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만약 자신의 집으로 화염이나 연기가 들어오는 경우라면 계단을 이용해 낮은 자세로 대피해야 한다.

자신의 집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현관을 통해 대피할 수 있으면 계단을 이용해 낮은 자세로 지상층이나 옥상 등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현관 입구 등에서의 화재로 대피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대피 공간이나 경량칸막이 등이 설치된 곳으로 이동해 대피해야 한다.

소방청 관계자는 "아파트는 다른 층으로 연소 확대되는 경우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피하는 도중에 연기 질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실내에 연기가 들어오지 않을 때는 무조건적인 대피보다는 실내에 대기하면서 창문 등 연기 유입통로를 막고, 안내방송에 따라 행동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아파트 화재 시 입주자에 대한 피난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4월 초부터 10월 말까지는 7개월 동안 '아파트 화재 피난안전대책 개선방안 TF'를 운영했다.

또한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4개월간은 '우리 아파트 피난계획 세우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해당 캠페인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동참해 자기 아파트 환경에 맞는 대피계획을 세우고 소방·피난시설 사용법을 숙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