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러 이사 연설서 강경기조 철회
경제 활동·공급망 등 완화 '평가'
시점 언급은 없었지만 변화 뚜렷
"계속해서 올려야" 이견 나오기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내 매파에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매파 중 한명인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사진)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필요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시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 연준내 가장 강력한 매파로 평가받고 있는 미셸 보먼 이사는 여전히 금리인상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매파 기조에 변화 조짐이 있는 것이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월러 연준 이사는 2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연설을 통해 "지금 당장 금리인하를 결정하기에는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높다"면서 금리인하는 아직은 성급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러나 그는 다양한 영역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해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필요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월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연준이 0~0.25%이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3월 이후 11차례 끌어올려 22년 만에 가장 높은 5.25~5.5%로 높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월러는 이날 연설에서 그동안의 강경 기조를 접었다. 연설제목도 최근 '뭔가 더 해야 한다(Something's Got to Give)'에서 이번에 '뭔가 효과가 있는 것 같다(Something Appears to Be Giving)'로 바뀌었다. 월러는 "과거 수주일에 걸친 상황 전개는 고무적"이라면서 "뭔가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경제 속도가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소매매출부터 노동시장, 제조업 상황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의 경제활동이 완화되고 있는 점을 지목했다. 아울러 이번 인플레이션 시발점이었던 공급망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보먼 연준 이사는 금리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먼 이사는 "고용시장의 수급압박이 완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기업들은 노동자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임금 상승 압력도 지속되고 있다"면서 "연준의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비스재 소비가 대폭 늘어나고 있는 것 역시 물가를 끌어올릴 요인"이라며 "나의 시나리오대로 경제가 움직이면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2% 정책목표로 끌어내리기 위해 계속해서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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