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장 후손 등 206명 임관 중…여군 87명 역대 최다
국방부장관상 서준서·합동참모의장상 조홍인 소위
공군 여군 최초 부사관·군무원·장교 임관자도 탄생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의 생활을 통해 습득한 경험과 언어능력을 국가와 군을 위해 활용하기 위해 공군 통역장교에 함께 지원한 이성용(왼쪽)·이준용 소위(오른쪽) 형제. 사진=공군 제공
공군은 11월 30일 경남 진주 교육사령부에서 손석락 공군참모차장 주관으로 공군 제151기 학사사관후보생 206명이 임관식을 거행했다.
신임 장교들은 지난 8월 28일 교육사 기본군사훈련단에 입영해 12주 동안 팀워크 강화훈련, 기지방호훈련, 야외종합훈련, 정신전력교육, 공군핵심가치교육 등을 마치고 임관종합평가 과정을 마쳤다. 이날 임관하는 장교 206명 중 여군은 87명으로 역대 최다 인원이다.
이날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임관한 장교에게 수여되는 국방부장관상은 서준서 소위(22·보급수송)가 받았다. 이어 조홍인 소위(20·기상)가 합동참모의장상을, 설동빈 소위(23·조종)가 공군참모총장상을, 전재현 소위(30·항공무기정비)가 공군교육사령관상을 각각 수상했다.
공군은 "신임 장교들은 특기별 교육과정을 수료한 후 공군의 여러 임무 현장에서 일하게 된다"며 "이들은 정예 공군장교로서 조국 영공수호의 핵심역할을 수행하며, 미래 전장을 주도할 강력한 항공우주력을 건설하는 데 앞장서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임관한 심현주 소위는 독립운동가 남일 심수택(1871∼1910) 선생의 고손녀다. 선생은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된 후 남일파 의병부대를 창설해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한 항일 투쟁을 전개한 의병장이다. 1910년 경술국치로 나라를 빼앗긴 뒤 순국했으며,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심 소위는 "고조할아버지의 애국심과 헌신을 이어받아 부여된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임 소위 중에 이성용(27)·이준용(25) 형제는 미국에서 생활한 경험과 언어능력을 어떻게 국가발전에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 끝에 통역장교가 돼 다양한 국가와 교류 및 연합훈련에 참가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결심하고 통역 특기로 임관했다.
이들 형제는 "학술적인 통·번역을 넘어 군사용어와 군사 지식을 바탕으로 군인으로서 끊임없는 자기개발을 통해 군내 여러 커뮤니케이션 관계 속에서 핵심인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허물며 한미동맹의 가교로 군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국가 안보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육군 중령이었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군인정신을 이어받아 공군 정예장교가 되기로 결심한 라윤진 소위.사진=공군 제공
라윤진(26·인사교육) 소위는 육군 중령으로 전역한 할아버지·아버지의 군인정신을 이어받아 3대째 장교로 임관했다.
라 소위의 할아버지인 고(故) 나봉균 예비역 육군 중령은 1954년 육군장교(갑종간부 58기)로 임관해 1966년 월남전에 참전했다. 그는 백마부대와 맹호부대의 정훈장교로 근무했고, 귀국 후에는 육군의 군단·사단급 부대의 정훈참모를 역임했다. 또한 국방정신전력원의 전신인 국군정신전력학교를 창설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 소위의 아버지인 라종욱 예비역 육군 중령도 1984년 육군장교(육군3사관학교 21기)로 임관했다. 라 중령은 2004년 정보사령부에서 대북 공작관으로 임무를 수행하던 중 이라크 자이툰부대 정보요원으로 선발돼 파병됐으며, 이때의 공훈을 인정받아 2005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박민희(32·항공무기정비) 소위는 공군 여군 최초로 부사관·군무원을 거쳐 장교로도 복무하게 됐다.
그는 2011년 공군부사관(부사후 211기)으로 임관해 제1전투비행단에서 화력 정비사로 근무했고, 2017년 전역했다. 이후 2022년 공군 임기제 군무원으로 임용돼 같은 비행단에서 수리 부속 관리 담당으로 근무했다.
박 소위는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통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부대원들을 빛낼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는 장교가 되겠다"라며 "공군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매 순간 초심을 잃지 않고, 리더로서 부대원과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참군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공군 여군 최초’로 공군 부사관과 군무원으로 근무하고 공군 정예장교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박민희 소위. 사진=공군 제공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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