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예수금 변동 안정적 수준
자금이동 모니터링 시스템 가동
금융감독원이 고금리 정기예금과 퇴직연금 만기가 몰려 지난해 연말 벌어진 대규모 자금이동(머니무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예금기관의 수신이 안정적으로 줄었고, 조달금리도 시장 변동성 수준 이내에서 움직였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 연체율이 6%대까지 오른 것도 시스템 위기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취약자주 중심으로 건전성 관리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감원이 11월 30일 서울 영등포구 본원에서 '하반기 은행·중소서민부문 주요 현안 설명회'를 열고 연말 머니무브 가능성이 낮다면서 중소서민 부문 건전성 관리 방향을 밝혔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올해와 내년 초까지 실물경제와 금리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면서 "고금리 부담 기간이 길어지면 당분간 연체율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은행의 원화예수금은 2055조2000억원으로 9월 말 대비 9조2000억원(0.45%)줄었다. 요구불예금은 20조8000억원 감소했고 저축성예금은 11조8000억원 늘었다. 예수금 등 조달금리는 시장 변동성 수준 이내에서 안정세를 보였다.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지난 9월 3.99%에서 10월 4.11%로 올랐지만, 이달 24일 기준 4.04%에 머물렀다.
금감원은 은행채 발행도 필요한 수준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4분기 일반 은행채 발행 예정액은 21조7000억원으로 2·4분기 25조5000억원, 3·4분기 24조9000억원보다 적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중소서민 금융사의 수신은 적정 수준을 유지했다.
금감원은 만약을 대비해 상시 자금이동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지난 10월부터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과 저축은행에서 예수금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받는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연쇄예금인출(뱅크런)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금융회사 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회사별·기간별 예수금 잔액 및 증감률은 물론 정기예금 신규 취급·중도해지액도 살펴본다.
모니터링 시스템에 따라 금융회사 예수금 변동이 사전 설정 임계치(전일 대비 3%)를 넘기면 실시간 경보 알림이 울린다. 금감원은 내년 1·4분기 내 상호금융권에도 예수금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 부원장은 "상품별 또는 업권별로 상대적으로 중하위 신용도의 취약차주가 많은 곳에 압박이 있을 것"이라며 "특히 직업적으로 보면 개인사업자 쪽에 연체율이 조금 올라갈 개연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9월말 기준 권역별 연체율은 △저축은행 6.15% △상호금융 3.1% △카드사 1.6% △캐피탈사 1.81% 등이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은 6월말 대비 상승했다. 카드사, 캐피탈사 등 여전사의 연체율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금감원은 다음달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2금융권 연체 관리를 위해 현장 점검할 예정이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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