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탄핵안 본회의 보고 강행
국힘 "심도있는 논의 거쳐야"
법사위 회부 제안했지만 부결
11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이 제안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의 법제사법위원회로의 회부 동의의 건'이 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재발의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손준성·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사실상 민주당 단독으로 탄핵안을 처리하기 위한 수순으로, 국민의힘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강경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예고되면서 향후 정국 경색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명호 국회 의사국장은 11월 30일 본회의에서 "고민정 의원 등 168인으로부터 방통위원장 이동관 탄핵소추안이 발의됐다"고 보고했다. 탄핵안은 국회법상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로 표결을 해야 한다. 따라서 민주당은 12월 1일 본회의를 열고 이 위원장과 손준성·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안 표결을 진행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같은 방침에 반발해 강경 대응에 나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 직후 의장실 앞으로 이동해 40분 가량 연좌 농성을 벌였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장실 항의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운영을 편파적으로 한다는 중진 의원들의 강력한 항의가 있었다"며 "내일 본회의를 개최해서 탄핵안을 의결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취소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이 본회의에 보고되자 국민의힘은 김진표 국회의장을 향해 불만을 표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여야를 중재해야 할 국회의장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리고 일방적으로 야당 편만 들고 있다"며 "민주당과 국회의장은 무엇이 그리 급해 무리하게 탄핵을 다시 추진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탄핵안의 법제사법위원회 회부도 시도했다. 하지만 이 안건은 민주당의 압도적인 반대에 부딪혀 결국 부결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보고된 탄핵소추안들이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돼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여야의 충분한 숙의를 거쳐 의결되지 않는다면 무리한 탄핵소추로 인한 책임은 오롯이 민주당의 몫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탄핵안의 법사위 회부 건은 다수당인 민주당의 반대로 부결됐다.
본회의 산회 후 국민의힘은 곧바로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회의장 사퇴 촉구 및 의회폭거 규탄대회를 열었다. 민주당이 오는 12월 1일 탄핵안 표결을 추진하는 만큼, 이날 밤부터 다음날 본회의까지는 본회의장 앞에서 철야 농성도 진행할 계획이다.
김기현 대표는 "언제까지 민주당은 폭거를 지속하면서 민생을 내팽개치고 오로지 이재명 지키기에만 급급할 것인지 국민들이 얼마나 무서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지 똑똑히 직시해야 할 것"이라며 "최소한의 책임도 없이 오로지 민생을 내팽개치고 정치적 당리당략 목적만으로 국회의 권한을 과도하게 오남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당초 예정대로 12월 1일 이 위원장과 검사들에 대한 탄핵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를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마지막 기일인데, 이 위원장 탄핵 절차를 막기 위해 예산안 합의를 지연시킨 국민의힘과 정부에 책임이 크다"며 "예산안 법정 기일(12월2일)을 넘겨서까지 이 위원장을 지키고자 하는 이유가 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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