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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대통령실·내각 인적쇄신 통해 국정2기 틀 갖추길

정책실 신설 등 대통령실 개편
장관과 수석 등 인적쇄신 예고

[fn사설] 대통령실·내각 인적쇄신 통해 국정2기 틀 갖추길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대통령실에 정책실장직을 신설키로 하고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을 승진 기용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월 30일 대통령실 조직개편을 통해 국정 2기의 새 틀을 갖췄다. 정부 출범 1년6개월이 지났고, 곧 집권 3년 차를 맞는 만큼 조직쇄신을 통해 정책역량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려는 구상으로 여겨진다. 인적쇄신은 대통령실 인선을 마무리한 뒤 개각을 단행하는 수순으로 진행키로 했다.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할 장차관과 대통령실 참모들이 선거를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측면도 있다.

이번 개편은 사실상 '용산 2기 체제'의 출범이라고 할 만하다. 특히 국정과제 이행과 정책조정 기능 강화를 위해 정책실을 신설한 것이 눈에 띈다. 신임 정책실장에는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이 승진 기용됐다. 안정적으로 정책역량을 강화하려는 대통령실 개편 방향과 맞닿아 있다. 정책실장실은 경제수석실과 사회수석실, 과학기술수석실을 관장하게 된다. 정부 및 당과의 협의·조정 기능을 강화해 정책 추진에 속도를 높이고, 경제정책을 밀도 있게 점검해서 민생을 살피는 임무를 맡는다.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과제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읽힌다.

이로써 현 정부 출범 이후 비서실장과 안보실장 2실장 체제로 운영하던 대통령실은 3실장 체제로 확대된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정무·시민사회·홍보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과학기술수석실을 신설하기로 한 데 이어 의대 정원 확대 등을 다룰 복지수석실이 신설될 가능성도 있어서 개편의 전체적인 윤곽은 유동적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5월 출범하면서 이명박·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있었던 정책실장직을 폐지했었다. 이제는 정책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때라는 윤 대통령의 인식에 동감한다. 양극화, 저출산·고령화, 기후변화, 글로벌 복합위기 등 다양한 국가적 난제를 풀어나갈 정책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정교한 조율·조정 기능이 필요한 현안이 수두룩하다.

현재 진행되는 대통령실 개편과 내각 인선은 '총선용' 성격이 짙다 보니 들어오는 사람보다 떠나는 사람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는 모양새다. 윤 정부는 그동안 인재풀이 좁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윤핵관' 인사에 이어 검찰 출신 인사들이 요직에 포진한 '검찰 공화국' 인사, 대통령과 동문인 서울대 출신 50대 남성 위주의 '서오남' 인사, 이명박 정부 출신 'MB맨'에 한정됐다는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실 개편을 시작으로 10개 부처 안팎의 대폭 개각이 기다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문성이 있는 50대 초반의 젊은 장관 발굴을 주문했다고 한다. '실력 있는 젊은 대통령실과 정부' 구성이 총선 승리의 관건이다. 새 틀에 어울리는 새로운 인물을 대거 등용해야 한다.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인사가 자리를 잡아야 다양하고 참신한 정책 개발이나 제언이 가능해질 것이다. 정권의 명운은 인사가 좌우한다는 사실을 상기하기 바란다.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인적쇄신이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