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마시고 심정지 40대 아버지 병원서 사망 판정
방안서 발견된 아내, 두 아들 이미 숨져 있어
경찰과 대치하며 현관문 열지 않고 있다가 방화
대기업 직원, 경제적 문제 겪은 것으로 알려져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아내와 아들 등 3명을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질러 자신도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지난 1일 울산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중학생과 고등학생 아들과 어머니 등 3명의 목에 짓눌린 흔적이 확인됐다. 아버지인 40대 남성이 가족을 살해하고 집안에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참변이 발생한 것은 지난 1일 오후 8시 24분, 경찰이 강제로 문을 열고 집안에 들어가서야 확인됐다.
앞서 이날 오후 7시께 "학생이 등교하지 않았다"라는 학교 측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관이 해당 학생 집으로 출동했으나 학생 아버지라고 자신을 밝힌 A씨(47)는 현관문을 열어주지 않는 대신 자녀들이 집 안에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경찰관들이 직접 확인을 재차 요청했으나 A씨는 거부했고 결국 경찰은 오후 8시 24분께 현관문 강제 개방에 나섰다.
소방구조대가 도착해 문을 열고 들어간 결과 집 안에는 연기가 나고 있었고, 방 안에는 A씨의 아내, 중학생과 고등학생인 두 자녀가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A씨 또한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집안 거실의 탁자에는 방금 마신 것으로 추정되는 소주병이 여러개 보였고 거실 곳곳에서 불이 붙어 있었다.
집 안에 난 불은 소방관들이 출동해 20여분 만에 진화했다.
경찰은 대기업 직원인 A씨가 경제적 문제를 겪어오다가 가족을 살해하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있다. 주변인 진술과 부검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와 사망 원인을 찾을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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