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수험생 모임' 카페 개설…"마킹 제대로 못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의 모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시 서울 성북구 경동고등학교 고사장에서 시험 종료 알림이 1분 30초 빨리 울리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피해 수험생들이 집단 소송 준비에 나섰다.
2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 '오르비'에 '경동고 타종 오류로 수능을 망친 수험생들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경동고에서 수능을 본 수험생이라고 밝힌 글 작성자 A씨는 "평소처럼 시계를 보며 촉박한 시간에 맞춰 답안지를 적고 있었는데 갑자기 종이 울렸다"며 "저를 포함한 고사장의 수험생들은 매우 당황했고, 마킹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종이 치고 난 뒤 마킹을 하다 제지당하는 학생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동고 피해 수험생들을 모아 집단소송을 진행하고자 한다"며 "교육부 이의신청과 국가배상 청구를 대리해 주실 변호사님과 상담했다"고 밝혔다.
A씨는 피해 수험생을 모집하기 위해 네이버 카페 '경동고 수능시험장 피해 수험생 모임'을 개설했다. 해당 카페는 수험표를 인증한 뒤 가입할 수 있으며, 이날 오후 5시 기준 30명이 가입한 상태다.
앞서 경동고에서는 수능 1교시 국어 시간 때 시험 종료벨이 1분 30초 일찍 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학교 측은 실수를 깨닫고 2교시 종료 후 다시 1교시 국어 시험지를 배부해 1분 30분 동안 문제를 풀고 답을 기재할 시간을 줬다.
다만 답안 기재만 가능했고, 수정은 허가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는 있었다.
지난 2020년 12월 서울 강서구 덕원여고 시험장에서 수능 4교시 탐구영역의 제1 선택과목 시간에 종료벨이 3분가량 일찍 울리는 일이 벌어졌다.
덕원여고 측은 시험지를 재배부하고 시험시간을 2분 연장했지만, 수험생과 학부모 등 25명이 국가와 서울시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지난 4월 2심 재판부는 수험생 8명에게 국가가 1인당 7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1심 재판부가 정한 위자료 액수 1인당 200만원보다 훨씬 늘어난 금액이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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