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본회의 강행 방침…기타 국조도 연내 처리
예산안, 법정 시한 넘기고 표류…여야 서로 남 탓
지난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 투표가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여야가 날 선 대립으로 새해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을 넘긴 가운데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이른바 '쌍특검' 및 국정조사 강행 처리가 예고되며 정국 급랭이 지속되고 있다. 정국 경색이 가중되며 정기국회 내(12월 9일) 예산안 처리도 사실상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정기국회 종료 하루 전인 오는 8일 본회의에서 쌍특검(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관련)을 단독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 27일 민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지정된 쌍특검은 180일의 심사 기간을 거쳐 10월 24일 본회의에 부의됐다. 본회의 처리 시한은 부의로부터 60일이 경과되는 오는 22일이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겨서 할 수 있으면 당겨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쌍특검에 이어 해병대원 순직 사건과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도 연내에 마무리하겠다는 복안이다. 최민석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기필코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해병대원 순직 사건과 수사 개입 의혹의 끝에 누가 있는지 진실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쌍특검을 ‘전형적인 총선용 정쟁 특검’으로 규정, 절대 수용 불가라는 입장이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당·정·대 고위협의회에서 “민주당의 습관성 묻지 마 탄핵과 막가파식 특검 폭주로 국회 정상 기능이 마비되고 국정 운영 발목 잡기가 끊임없다”며 “국회의 이성과 상식이 실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민주당이 폭주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민주당이 건전하고 상식적인 국정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내년 총선까지 정쟁 유발을 이어 갈 거라는 주장이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당이 주장하는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은 이 대표의 비리 의혹 방탄을 위함이고, 김 여사 특검은 목적 없이 윤석열 대통령을 흠집 내고 국정을 발목 잡아 보려는 꼼수일 뿐”이라며 “다시는 치욕의 본회의가 반복되지 않도록 국회의장의 양심에 따른 중립적인 국회 운영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이 쌍특검 처리를 밀어붙이면 여당으로서는 이를 막을 수단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여야는 법정 시한을 준수하지 못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를 두고도 네 탓 공방을 벌였다. 현재는 11월 30일까지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심사를 마치지 못해 국회법에 의해 정부 원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 상태다.
여당으로서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이번 주까지 최대한 예산안 합의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1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일주일 남은 지금, 국민이 기다리는 것은 탄핵도, 특검도, 국정조사도 아닌 바로 예산 처리”라며 “민주당이 진정 민생을 생각한다면, 이번 일주일만은 부디 당대표 1인이 아닌 민생과 예산안 협의에 당력을 집중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금 국회를 멈춰 세우고 있는 것은, 바로 여당인 국민의힘”이라며 “국민의힘이 국민과 민생을 입에 담으려면 즉시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라. 법제사법위원회를 즉시 열어 계류된 법안들의 처리에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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